안계미술관 'Origin Loop' 전시 전경(사진=아르코).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경북 의성의 안계미술관이다. 이름은 미술관이지만 이곳은 과거 주민들이 이용하던 동네 목욕탕이었다. 문을 닫은 목욕탕을 되살려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사람들이 몸을 씻고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던 일상의 공간이 이제 작품을 감상하는 장소가 된 셈이다.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Origin Loop’에는 작가 12명이 참여했다. 도자와 금속, 섬유, 목공 등 다양한 공예 작품을 선보인다. 흙과 나무, 섬유와 금속이 사람의 손을 거쳐 형태를 얻고, 쓰임과 시간을 지나 또 다른 모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안계미술관은 2025년 의성 산불 이후 재난과 지역의 회복을 살피는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전시는 오는 18일까지다.
김동희 '다시 도착한 집'(사진=아르코).
도서관도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서울 도봉구 김근태기념도서관에서 열리는 ‘함께 있다는 것을 전해줄 말들’에는 작가 7명이 참여했다. 노동자와 철거민, 참사 유가족, 난민 등 서로 다른 삶의 자리에서 시간을 버텨온 이들에게 건네는 ‘안부’를 작품에 담았다. 작품과 출판물, 인터뷰 등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곁에 함께 머무는 예술의 태도를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러 찾던 일상의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작품과 마주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18일까지다.
전시장에 지붕도 벽도 없는 곳도 있다. 땅끝마을 전남 해남의 행촌미술관은 미술관으로 향하는 오솔길까지 전시장으로 끌어들였다. ‘미술관 가는 오솔길, 어디 어디 숨었니…오솔길 미술관’에는 작가 10명이 참여한다. 관람객은 숲길을 따라 걸으며 나무와 풀 사이 곳곳에 숨어 있는 작품을 하나씩 발견한다. 산책하듯 걷다 보면 자연과 예술을 함께 만나는 셈이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다.
이 밖에도 색다른 방식으로 관람객을 만나는 전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는 로봇의 움직임과 소리, 인공지능(AI)과 자연의 소리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권병준 작가의 ‘권병준: 내 마음속에 너는’을 선보인다. 아트선재센터에서는 거대한 원형 구조의 8채널 영상 설치 안으로 직접 들어가 인간과 사회, 자연의 관계를 살펴보는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가 열리고 있다. 금호미술관에서는 개인과 집단, ‘우리’라는 말에 담긴 소속과 배제의 경계를 묻는 박혜수 작가의 ‘사람들은 진실에 관심이 없다’를 만날 수 있다.
김근태기념도서관 ‘함께 있다는 것을 전해줄 말들’ 전시 전경(사진=아르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