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극 전문가 아냐”…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초대 단장 인선 반발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4일, PM 10:10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올해 초 국립극단에서 독립해 새롭게 출범한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의 초대 단장 겸 예술감독 인선을 두고 연극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 분야의 전문성이 없는 인사를 초대 수장으로 선임했다는 이유에서다.

어연선(오른쪽) 신임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과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문체부).
어연선(오른쪽) 신임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과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문체부).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아시테지 코리아)를 비롯한 공연예술계 8개 협회와 예술인들은 14일 공동 성명을 내고 어연선 신임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의 임명을 철회하고 재선임 절차에 나설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촉구했다. 개인 200명과 단체 132곳 등 총 332개 주체가 연대 서명에 참여했다.

문체부는 지난 11일 어 신임 단장을 임명했다. 어 신임 단장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기획팀과 국악사업팀, 홍보마케팅팀 등 여러 부서를 이끌었고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광명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지냈다. 문체부는 “공연 연출가이자 예술행정 전문가로서 현장성과 행정 역량을 두루 갖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연극계가 문제 삼은 것은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 분야의 전문성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경력 어디에서도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 분야의 전문성을 찾아볼 수 없다”며 “행정 전문성이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의 전문성을 우선하거나 대신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의 모태는 2011년 출범한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다. 연구소는 약 15년간 어린이·청소년극 연구와 창작, 작품 개발 등을 이어왔다. 연극계는 올해 독립한 국립예술단체의 첫 예술감독인 만큼 영유아부터 청소년까지 관객의 발달 단계와 문화적 권리를 이해하고, 이 분야의 창작 경험과 예술적 안목을 갖춘 인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예술감독은 단순한 조직 관리자가 아니라 국립예술단체의 미학과 방향을 결정하고 작품과 창작자를 선택하며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라며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은 일반 연극의 부속 영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7월 수원에서 열리는 ‘제22회 아시테지 세계총회 및 어린이청소년공연예술축제’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전 세계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인이 한국에 모이는 행사를 앞두고 국가를 대표하는 극단의 초대 예술감독부터 전문성 논란에 휩싸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번 문제는 한 사람의 자질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을 독립적인 전문예술 영역으로 인정하고 있는가에 관한 문제”라며 어 신임 단장의 임명 철회와 현장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를 통한 재선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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