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로봇 오퍼튜니티의 최후…인간중심주의의 한계를 드러내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September 15일, AM 06:06

'슬픈 행성' 표지/뉴스1

과학철학 에세이 '슬픈 행성'은 화성 탐사로봇 오퍼튜니티의 최후에서 출발해 인간의 슬픔과 인간중심주의, 기후변화를 우주적 시야에서 살핀다.

'슬픈 행성'은 산업자본주의와 과학기술의 발전이 낳은 인간소외, 기후변화, 팬데믹 등 현대 인류가 마주한 위협을 과학철학의 관점에서 다룬다. 우주와 지구를 인간 고유의 우울, 멜랑콜리와 연결해 인간 존재의 한계를 짚는다.

책의 첫 장면은 오퍼튜니티의 마지막 메시지가 공개된 뒤 사람들이 느낀 슬픔이다. 저자들은 인간이 아닌 탐사로봇의 최후에 왜 비애를 느끼는지 묻고, 인간만이 슬픔을 느낀다는 전제도 되짚는다.

사유는 SF 문학과 영화 '멜랑콜리아', 고야의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이상 작품으로 이어진다. 서로 다른 지역과 장르의 예술작품에서 인류 근원에 놓인 부정적 정서를 탐색한다.

책은 행복해야 한다는 사회적 강박 속에서 슬픔을 수용하는 태도를 다룬다. "슬픔은 슬픔 그 너머로 가기 위한 길"이라는 문장은 슬픔을 결함으로만 보지 않는 관점을 드러낸다.

기후 불안, 생태 애도, 솔라스탤지어 같은 개념도 주요하게 다룬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의 위협과 인간 멸종, 지구에 대한 인간의 소외를 함께 사유한다.

저자들은 비애가 인간의 내부 감정과 인간에게 무관심한 외부 세계 사이의 간극에서 생긴다고 본다. 책은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어떤 종이든 탄생부터 소멸이 예정됐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인간의 조건도 비애와 허무의 배경으로 제시한다.

공저자 도미닉 페트먼은 뉴욕 뉴스쿨에서 미디어와 신인문학을 연구해왔고, 유진 새커는 철학과 미디어 이론을 연구해왔다.

△ '슬픈 행성'/ 도미닉 페트먼·유진 새커 지음/ 해도연 옮김/ 672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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