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완 작가가 15일 열린 혼불문학상 기자간담회에서 수상소감을 발언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첫 SF 수상작인 ‘에케 호모’는 인류 99%가 사라진 세계에서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소녀와 그녀를 돌보는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장르 위에 사랑과 인간성, 문명의 의미를 묵직하게 쌓아 올린 작품이다.
심사를 맡은 은희경 소설가는 “이 소설의 구도에서 구약 속 분노와 파괴의 신, 그리고 신약 속 구원을 상징하는 인간적인 메시아의 존재를 연상하기란 어렵지 않다”라면서 “그럼에도 이 소설은 무겁지 않고 속도감 있게 읽힌다. 목적지까지의 여정이 흥미롭게 전개되며, 간명하고 세련된 문장에다 생각의 여백이 많은 소설”이라고 했다.
소설 속 아포칼립스의 배경에는 붉은 몸을 지닌 전지자 ‘프라임’이 나타나면서 그의 손뼉에 ‘강림’이라 불리는 재앙이 시작된다. 이같은 배경은 소설의 제목인 ‘에케 호모’와 연결된다. ‘에케 호모’는 성서 요한복음에 등장하는 문장으로 ‘이 사람을 보라’라고 번역된다. 가짜 왕의 옷을 입고 가시관을 쓴 채 선 예수를 가리키는 대중의 조롱이 담겼다.
책은 가족이 되어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성에 대해 묻는다. 저자는 “작품의 초기 형태 속 주인공은 싸이코패스적인 슈퍼맨이었다”면서 “여러 번 수정하며 이야기를 쓰는 동안 고민이 많았는데, 독자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이야기 속 새로운 생물종이 인류와 조우하는 내용으로 수정하고 고쳐쓰는 과정에서 시점을 노먼과 함께 여행하는 소녀로 바꾸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저자는 낮에는 한의사로 활동하며 밤에는 글을 쓰는 생활 중이라고 전한다. 오 작가는 1907년 철원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자랐고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해 경희대 부속 한방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10년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로 중앙장편 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