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 임신중지약 '미프진' 도입 반대…'"생명 경시 심화시킬 것'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September 17일, AM 10:18

문창우 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생명운동본부 위원장)© 뉴스1 오미란 기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정부의 인공 임신 중지 약물 '미프진' 도입 공식화와 관련, 생명 경시를 심화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지난 16일 오후 발표한 '정부의 단계적 낙태 유도 약물 도입 방안에 대한 입장'을 통해 "정부 방안은 낙태를 '질서 있게' 제도화할 뿐 그 본질을 조금도 바꾸지 못한다"며 "오히려 생명 경시를 우리 사회에 더 깊이 뿌리내리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먼저 절차를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 생명을 앗아가는 행위의 본질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주장했다. 임신 9주든 병원과 약국에서든 약물로 자궁 안의 인간 생명을 죽이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들은 "죽음을 더 매끄럽고 조용하게 만드는 일은, 그 죽음을 옳게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임신 9주'라는 기준이 "태아를 보호하는 선이 아니라 생명을 없애도 되는 대상을 정하는 선"이라고 주장했다. 인간 생명은 수정된 순간부터 시작하며 임신 9주의 태아도 하나의 인간 생명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9주까지 허용한다'는 기준은 태아를 위한 안전장치가 아니라 '9주까지의 생명은 국가의 보호에서 제외한다'고 선을 긋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약물 사용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미프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자궁 외 임신 여부 확인과 임신 주수 확진을 위한 의사의 진찰, 응급 상황에 대비한 관리가 전제될 때만 사용하도록 하는 고위험 약물"이라며 "2단계인 '약국 조제'는 핵심 안전장치인 의사의 진찰을 제거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여성의 안전을 내주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도입 명분으로 내세운 '안전'이 약물 도입 확대 과정에서 오히려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정부에 낙태 유도 약물 확대 로드맵이 아닌, 위기에 놓인 여성이 생명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위기 임신 상담, 주거와 생계 지원, 의료와 돌봄, 성폭력 피해자 보호, 한부모 가정 지원, 출산 이후 양육 지원 등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남성의 공동 책임을 법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 16일 임신 중지 약물인 '미프진' 정식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만이다. 이에 따르면 미프진은 9주 이내 초기 임신에 허용될 예정이다.

미프진은 임신 중지 약물의 대명사로, 프랑스에서 개발된 미페프리스톤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경구용 의약품이다. 호르몬 차단과 자궁 수축을 유도해 임신 9주 이내 초기 임신 중지에 약 95%의 성공률을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세계 100여 국에서 허용되고 있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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