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혜은 '녹아내린 존재들' 포스터 (컷더케이크 제공)
서울의 문화 공간 컷더케이크가 독창적인 시선으로 삶의 흔적을 추적해 온 변혜은 작가의 개인전 '녹아내린 존재들'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10월 4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하며 일상의 깊은 울림을 전한다.
작가 변혜은은 그동안 자신이 겪어온 가족의 역사와 주변의 기억들을 글과 영상 같은 다양한 매체로 기록해 왔다. 이번 무대에서는 그 기억을 한층 더 솔직하고 직접적인 조형 언어로 풀어내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시장의 중심을 채우는 것은 점토를 쉼 없이 주물러 만든 묘한 형상들이다. 사람과 동물, 주변의 물건들이 서로 경계 없이 뒤섞인 이들 피조물은 외부의 자극에 쉽게 형태가 변하는 삶의 속성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변혜은 '녹아내린 존재들' 전시 전경 (컷더케이크 제공)
작품 속에서 녹아내리는 모습은 단순한 끝이나 파멸을 뜻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감정들이 얽히고설켜 마침내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가는 경이롭고 따뜻한 재탄생의 순간을 의미한다.
무거운 슬픔이나 상처 같은 감정 위에 귀여운 친구들의 모습을 한 작은 인형들을 얹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변혜은 작가는 "우리가 서로 나누는 우정과 사랑, 함께 쌓아온 시간들이 결국 우리를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힘"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무너짐과 회복이 서로 다른 길이 아니라는 진실을 깨닫게 한다. 붙고 떨어지고 섞이는 혼란 속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찬란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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