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언호 한길사 대표.(사진=김태형 기자)
특히 지난 2019년 문을 닫은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인쇄소 보진재의 폐업은 정말 안타까웠다고. 김 대표는 “오래된 인쇄소와 서점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프랑스 등 해외에선 난리가 났을 일”이라면서 “보진재뿐만 아니라 종로서적이 사라질 때도 사회가 방관해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지난해 전국 서점 폐업률은 8.9%로, 국세청이 발표한 지난해 전체 사업자 폐업률(8.64%)보다 높았다.
김 대표의 출판업 생태계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과거 파주출판도시를 구상했던 것도 책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파주출판도시는 단순히 출판사와 인쇄 관련 업체를 한곳에 모아놓은 공간이 아니라, 책을 만드는 사람과 책을 읽는 사람이 함께하는 ‘책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는 당시 출판도시를 “책의 유토피아”라고 표현했다. 출판사와 인쇄소, 서점 등이 함께 모이고 책을 중심으로 문화가 만들어지는 공간을 꿈꿨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출판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그가 그렸던 출판도시의 모습에 변화가 생겼다. 김 대표는 “출판도시가 점차 한산해지는 게 사실”이라며 “직원들도 계속 줄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책과 출판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출판이 단순히 책을 생산하는 산업을 넘어 지식과 문화를 축적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정부 지원을 통해 편집자·기획자를 키워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작가 등단 중심의 한국 문학계와는 달리, 미국과 영국 등에선 편집자나 출판 기획자가 작가를 발굴해 출간을 직접 도맡는 경우도 많다.
그는 “과학기술자들은 해외에 보내면서 왜 편집자들은 해외로 보내 육성하지 않나”라면서 “좋은 편집자와 출판 기획자를 육성하는 것도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저자에게만 지원금을 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좋은 책이 기획되고 만들어지는 과정 전체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