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곡 차트인해도 저작권료 0원…美·캐나다는 인간 기여도 따져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3일, AM 06:01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AI 활용 곡의 저작권료 정산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음원 플랫폼이 임의로 판단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권리단체와 제작자, 플랫폼이 역할을 나눠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을 신속히 마련해야 합니다.”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사진=한국음악저작권협회)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사진=한국음악저작권협회)
신지영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R 리더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AI 음악을 수용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AI를 어디까지 인간의 창작을 돕는 도구로 인정할 것인지,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부연했다.

◇AI 음악 차트 올랐는데…등록 기준은 ‘공백’

작곡·편곡·가창 등 음악 제작 전반에 인공지능(AI) 활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AI 활용 음악에 대한 신탁 등록 및 저작권료 지급 기준이 없어 현장 혼선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AI 도구를 활용해 만든 조선힙합의 ‘마음의 숲’은 멜론 톱100 차트에 진입했지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 등록이 불가해 저작권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설지혜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AI 도구를 활용한 음악 창작은 막을 수 없게 됐다”며 “저작물로 편입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 규율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음저협은 AI 활용 음악에 대한 자체 등록 기준을 마련해 시행했다. 프롬프트(명령어)만 입력해 AI가 자동 생성한 이른바 ‘딸깍 음악’은 제외하되, 인간이 멜로디·가사·곡 구조·편곡·구성 등에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면 신규 등록이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또한 허위 신고가 의심되면 기술적 확인과 내부 심의를 거쳐 창작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고 저작권료 지급을 보류할 수 있도록 했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100% AI 생성물을 인간 창작물로 허위 신고하면 부당 수령액의 최대 3배까지 위약금을 물릴 수 있는 내용도 담았다.

하지만 문화예술계 전반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시행 22일 만에 철회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그 후속 논의의 출발점이다.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사진=한국음악저작권협회)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사진=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인간 창작 기여 판단이 핵심…해외선 등록 허용

핵심 쟁점은 AI를 사용했느냐가 아니라 인간이 창작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다. 김찬욱 한국음악출판사협회장은 “창작자들이 AI를 활용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용 내역 공개는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 AI 활용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 부끄러워한다”며 “기술의 편리함은 수용하되 인간 창작자의 노동과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상생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인간의 창작 기여를 기준으로 AI 활용 음악의 등록을 허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음악저작권협회(ASCAP), 방송음악협회(BMI), 캐나다 음악저작권협회(SOCAN), 독일 음악저작권협회(GEMA) 등은 인간이 창작에 기여했다면 AI를 사용한 곡도 등록 가능하다. AI에 전적으로 의존한 음악만 제외하는 수준이다. BMI의 경우 AI가 만든 반주에 인간이 가사와 보컬을 더한 곡도 등록 대상으로 인정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재원 의원은 “인간의 창작 기여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면서도 “논의 범위를 음악에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그는 “AI 활용 창작물 문제는 미술과 출판 등 다른 분야와도 맞닿아 있다”며 “실연자와 믹싱·마스터링 종사자 등 음악 제작 과정에 참여해온 직업군과 창작 생태계 전반에 미칠 영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