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과 신체 조건이 만든 불평등…오광욱 네 번째 희곡집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September 23일, PM 02:32

[신간] '인간등급 C'

희곡집 '인간등급 C'는 특권과 신체 조건을 소재로 인간을 구분하고 평가하는 시선을 다룬 오광욱의 네 번째 희곡집이다.

사람을 성적표처럼 A, B, C, D, F로 나누듯 경제력과 직업, 학력, 외모, 신체 조건에 따라 타인에게 보이지 않는 등급을 매기는 구조가 책의 문제의식이다. 두 희곡은 서로 다른 소재를 통해 이 구분의 기준을 묻는다.

첫 수록작 '스파르타의 불구 아이'는 고대 스파르타 사회에서 출발해 특권이 만들어내는 불평등을 다룬다. 작품은 어떤 인간이 살아갈 가치가 있는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공연 당시 공유페스티벌 우수연기상을 받았고, 오광욱이 극작과 연출을 맡아 무대화했다.

'뚱뚱한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은 신체 조건이 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과 관계, 사랑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상대의 연봉과 재산, 직업, 학력, 키, 체중, 외모를 기준으로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순간도 인간을 등급화하는 시선과 닿아 있다.

오광욱은 장 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이 제기한 자연적·신체적 불평등과 사회적·정치적 불평등에 관한 사유를 바탕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자크 라깡의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명제도 이 희곡집의 사유 배경에 놓였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을 "인간을 등급화해 만들어놓은 불평등 구조를 정당하게 받아들이는 이 사회에 대한 작은 외침이자 저항"이라고 썼다.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인간의 오만과 자만, 허영과 특권 의식에도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는 것이다.

오광욱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연극을,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희곡을 전공했다. 제6회 윤대성희곡상을 받았으며 '덕혜옹주', '유관순 9월의 노래', '사법살인 59', '17번' 등을 선보였다.

△ '인간등급 C'/ 오광욱 지음/ 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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