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 무제, 종이에 마커, 7.5×8.5cm, 1958(케이옥션 제공)
6·25 전쟁 직후 잿더미 속에서도 예술혼을 불태웠던 거장들의 숨결이 담긴 귀한 신문 삽화 화첩이 경매 시장에 전격 등장한다.
미술품 경매사 케이옥션은 30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9월 정기 경매를 연다. 이번 경매에는 총 117점, 약 110억 원어치 미술품이 출품돼 새 주인을 찾는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경매 작품은 1956년부터 1959년까지 서울신문에 실렸던 삽화 207점을 엮은 화첩이다. 추정가는 2억 6000만 원에서 4억 원 수준이다.
이 화첩에는 박수근, 장욱진, 김기창, 박래현, 박서보, 이응노, 천경자 등 한국 미술사를 빛낸 거장 61명의 생생한 드로잉이 고스란히 묶여 있다. 한 수집가가 작가 이름을 꼼꼼히 적어 보관해 온 덕분에 전쟁 후 화단에 모더니즘의 씨앗을 뿌리던 대가들의 초기 필력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이와 함께 척박한 전후 시대를 온몸으로 견뎌낸 근대 미술 거장들의 회화도 대거 쏟아진다. 제주의 풍광과 서민의 삶을 질박하게 그린 장리석의 '문전'(500만~2000만 원)을 비롯해 박영선의 '모델'(800만~3000만 원), 박고석의 '쌍계사길'(1500만~5000만 원), 문학진, 황염수, 임직순의 수작들이 나온다.
우향 박래현, 젊음은 푸르다, 종이에 펜, 14×16cm, 1957, 서울신문(1957.5.26)(케이옥션 제공)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이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는 대표 작가들의 작품도 경매장에 걸린다. 덕수궁관 회고전으로 조명받는 이대원의 1996년작 '농원(배꽃)'(1억 9000만~2억 8000만 원)과 서울관에서 전시 중인 세계적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플로어 모듈(Floor Module)'(3억 6000만~6억 원)이 나란히 나와 미술 애호가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1950년대 후반 실물 작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에 나온 삽화 화첩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태동기를 증명하는 둘도 없는 사료"라며 "전후 화단을 일군 근대 작가들과 현대 거장들의 발자취를 동시에 확인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매 출품작을 미리 볼 수 있는 전시(프리뷰)는 30일까지 신사동 전시장(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30분)에서 추석 연휴를 포함해 쉬는 날 없이 무료로 열린다. 경매 당일에는 누구나 현장에서 경매를 지켜볼 수 있다. 아울러 국세청 압류물품 71점이 출품되는 프리미엄 온라인경매는 29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