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사진=장석현) © 뉴스1
"예전엔 콘텐츠는 콘텐츠대로, 소비재는 소비재대로 따로 움직였죠. 하지만 이제 K-콘텐츠가 시장 저변을 끌어가는 힘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어요. 앞으로 세계인들이 한국의 콘텐츠를 보고, 그 안에 나오는 음식을 먹고, 화장품을 바르며 K-라이프스타일 전체를 공유하게 될 겁니다." 25일(현지 시각) 멕시코시티의 국제전시컨벤션센터(CIEC WTC)에서 열린 '2026 K-엑스포 멕시코'에서 만난 김윤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원장은 K-콘텐츠가 식품과 화장품 등 소비재와 결합하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프랑스 파리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열린 이번 엑스포는 김 원장이 지난 6월 취임 후 처음으로 참여한 해외 박람회다. 그는 "그동안 'K-컬처 선도 기관'을 외쳐왔지만, 이를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어떻게 엮어내느냐가 오랜 고민이었다"며 "연 3회 열리는 K-엑스포는 그 고민을 구체화하는 콘진원의 핵심 사업"이라고 말했다.
"한류 팬 2300만 멕시코, 아시아 넘어 중남미 뚫는 교두보"
김 원장은 멕시코를 K-콘텐츠가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중남미로 뻗어나가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꼽았다.
그는 "통계를 보면 멕시코 내 한류 팬덤은 23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며 "현재는 K-팝과 K-드라마를 중심으로 한류가 확산하고 있지만, 현지 지상파 방송과의 협업 등을 통해 잠재력이 더 폭발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멕시코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도 여전히 크다"며 "멕시코 최대 방송사 텔레비사(Televisa)에서 방영된 K-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좋은 반응을 얻었고, 현지 리메이크작도 프라임타임에 곧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윤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사진=장석현) © 뉴스1
중남미 맞춤 공략…'가족 중심 서사'와 '더빙'이 열쇠
김 원장은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지역별 콘텐츠 선호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중남미에서 한국 드라마의 가족 중심적인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현지 방송사들도 가족의 가치가 잘 담긴 드라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에서는 장르물이나 사회적인 메시지가 강한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중남미는 조금 다르다"며 "한국은 다양한 스타일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에 따라 중남미와 북미 등 각 시장에 맞게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더빙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김 원장은 "한국에서는 자막을 많이 보지만,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에서는 더빙 수요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과 함께 현지 시장에 맞는 더빙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국제전시컨벤션센터(CIEC WTC)에서 열린 '2026 K-엑스포 멕시코: 올 어바웃 케이 스타일' 행사장이 현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K-콘텐츠 이펙트'(K-CONTENT EFFECT) 홍보관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마련한 체험형 공간이다. (사진가 장석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 9.27 © 뉴스1
"상설 거점으로 지속성 확보…박람회는 계속"
해외 박람회가 단발성 행사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상설 거점 공간과 연계해 지속성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것처럼 멕시코 현지에 약 2만 석 규모의 아레나와 K-스토어가 결합한 상설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 같은 시설이 주요 도시에 안착하면 박람회가 하던 역할을 연중 상시로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부지 선정과 운영 주체 마련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그는 "시설이 조성되기 전까지는 박람회도 계속 필요하다"며 "콘진원은 내년에도 세 차례 정도 K-엑스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개최 도시와 일정은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박람회가 지속돼야 하는 이유로 '중소기업 지원'을 꼽았다.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해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지만, K-엑스포에 참여하는 많은 중소기업은 해외에 홀로 진출할 여력이 부족하다"며 "이런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과 성장을 돕는다는 점에서 박람회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