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끝에서 쓴 에세이…‘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 출간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8일, AM 10:51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올해 미국 퓰리처상을 수상한 중국계 작가 이윤 리의 ‘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가 28일 독자들 곁을 찾았다.

사진=다산북스
사진=다산북스
책은 십대였던 두 아들 모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저자의 극단적인 고통 속에서 앞으로 가능한 사랑과 진실이 무엇인지 직시한다. 차마 헤아릴 수도 없는 상실 앞에서 저자는 세상 밖으로 숨어버리지도, 감정의 수렁 속으로 침잠하지도 않는다. 둘째 아들의 죽음 이후에도 저자는 예정된 피아노 레슨에 가고 마감이 약속된 원고를 쓰는 등 일상을 유지하다가 이 책을 썼다.

두 아들을 잃은 어머니에게 기대되는 모습과 그의 삶이 그리는 궤적 사이의 간극은 몇몇 독자들에겐 조심스러운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언론은 그의 비극을 요란한 가십으로 만들었고, 사람들은 저마다 납득할 수 있는 원인과 책임을 찾아 그의 삶을 재구성하려 했다.

책은 어떠한 변명도 담겨있지 않다. 극복과 치유에 대한 서사도, 새로운 삶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결론도 없다. 저자는 애도라는 개념을 거부하는 한편 함부로 자식의 슬픔에 대해 상상하지 않기 위한 ‘근본적 수용’을 강조한다.

애도라는 단어에는 슬픔의 단계를 충실히 통과하면 언젠가 터널의 끝이 존재한다는 하나의 과정을 전제한다. 다만 저자는 슬픔의 심연이 언젠가 벗어날 수 있는 곳이 아닌 앞으로도 살아갈 서식지다.

저자는 첫째 아들을 잃고 ‘이성이 다하는 곳’이라는 소설을 쓴 바 있다. 자신과 아들이 문학과 언어, 삶과 죽음을 두고 끝없이 대화하는 작품으로, 죽은 아이가 돌아와 어머니와 논쟁할 수 없기에 책은 소설 장르를 택한 것이다. 저자는 이번 책을 ‘사실과 논리에 관한 책’이라고 짚었다.

저자가 처한 상황만큼이나 책을 읽는 이에겐 고통의 저류가 느껴진다. 자식을 잃은 상황에서도 왜 이 책을 써야만 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저자는 “그것이 자식을 계속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그는 책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부모였고 지금도 그들의 부모이며 언제까지나 그들의 부모일 것”이라면서 “오직 지금, 지금만이 있을 뿐이다”라고 저술했다.

한편 저자는 1972년 베이징에서 태어나 베이징대학교를 졸업하고 1996년에 면역학을 공부하기 위해 아이오와대학교로 유학 왔다. 재학 중 유서 깊은 아이오와대학 작가 워크숍에서 소설 창작의 재능을 발견했다. 2000년에 면역학 석사 학위를, 2005년에 동 대학교에서 문예창작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