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을 추진 중인 한국뮤지컬창작자협회는 28일 서울 종로구 정화예대 스튜디오에서 ‘뮤지컬 창작자의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을 위하여’를 주제로 1차 포럼을 열었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손의연 기자)
설립을 추진 중인 한국뮤지컬창작자협회는 28일 서울 종로구 정화예대 스튜디오에서 ‘뮤지컬 창작자의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을 위하여’를 주제로 1차 포럼을 열었다. 지난주 한국뮤지컬배우협회가 출범한 데 이어 창작자들도 단체 결성에 나선 것이다. 작가와 작곡가 등 3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협회 설립을 주도한 다미로 작곡가는 창작자가 △공정한 계약 △합리적인 창작비 △저작권에 대한 권리 △해외 진출 로열티 등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작자들은 많은 피해를 봤지만 개인이 대응하기엔 불리한 지점이 많았다”며 “결국 (제작사 등과의) 관계 때문에 수긍하고 넘어간 일들이 쌓였다”고 말했다. 다미로 작곡가는 “15~16년 전과 비교하면 티켓 가격은 크게 올랐는데 창작비는 오히려 떨어졌다”며 “신인 작가들이 두세 작품만 하고 사라지는 건 최저 생계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작사협회와 논의해 최저 창작비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창작뮤지컬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해외 라이선스 계약도 과제로 떠올랐다. 다미로 작곡가는 “작년 중국에서 오픈런 공연이 돌아가는 동안 권리에 대한 보상을 절반 정도밖에 받지 못했다”며 “결국 계약서 문제”라고 말했다.
법률 자문을 받기 어렵다는 점도 호소했다. 다미로 작곡가는 “2시간 무료 상담 가운데 1시간 40분을 뮤지컬 시장과 저작권을 설명하는 데 써야 하는 실정”이라며 “협회 고문 변호사를 두고 상담부터 내용증명, 법적 대응까지 지원하겠다”고 했다.
현장에선 표준계약서와 계약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성수 작곡가는 “저작권은 넘기는 게 아니라 몇 년간 사용권을 빌려주는 방식이 맞다”며 “여건이 되는 선배들이 선례를 남기고 표준계약서를 조금씩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아름 작가는 “일괄적인 최저 창작비는 자칫 작은 프로덕션에 신인이 진입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며 “누구나 열람할 수 있고 최소한의 권리가 보장된 표준계약서를 공개하는 게 먼저”라고 덧붙였다.
콘서트나 홍보용 음원에 창작곡이 쓰여도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없다는 성토도 나왔다. 이진욱 작곡가는 “배우들이 콘서트에서 창작곡을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창작자는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알게 된다”고 말했다. 김성수 작곡가는 “제작사들은 OST를 홍보 수단으로 여기지만 음원은 창작자에게 큰 수입원이 될 수 있다”며 “공연과 별도로 계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아 작곡가도 “도의적인 연락을 바라는 게 아니라, 수익이 생기면 그 수익금을 창작자에게 지급해달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작가와 작곡가가 공동으로 저작권을 관리하는 계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작가는 “작가와 작곡가, 연출 사이에는 갈등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계약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한쪽이 작품에서 빠지는 경우가 흔하다”며 “창작자가 작품에서 빠지더라도 정당한 지분은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포럼과 의견 수렴, 전문가 자문을 거쳐 사단법인 설립과 발대식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연계에서 각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잇따라 생기는 가운데, 협회는 상생을 강조했다. 다미로 작곡가는 “제작자가 없으면 창작자도 빛을 볼 수 없다”며 “뮤지컬협회·제작사협회·배우협회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드는 파트너로서 논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제작사와 창작자, 배우 등 이해관계가 다양한 만큼 단위 협회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원천 저작권을 만드는 작가와 작곡가를 위한 창작자 협회가 만들어지는 것이 반갑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