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신화에서 現 시대 질문을 찾다"…'안트로폴리스' 5부작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September 30일, PM 03:24

30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안트로폴리스' 시리즈 통합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2026.9.30. © 뉴스1 기정한 기자

국립극단이 독일 현대연극계의 거장 롤란트 시멜페니히의 희곡을 바탕으로 선보인 대작 5부작 '안트로폴리스' 시리즈가 하반기 남은 3편의 무대를 앞두고 있다. 수준 높은 연출과 깊이 있는 내용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국립극장 명동예술극장에서 진행된 '안트로폴리스' 시리즈 통합 기자간담회에는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 강량원 '오이디푸스' 연출, 서지혜 '이오카스테' 연출, 정형두 '안티고네' 연출, 임일진 무대미술감독이 참석해 기획 의도와 연출 방향을 밝혔다.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인간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하는 연극의 본질을 살리고자 현존하는 사회적 요소를 담은 '안트로폴리스'를 기획했다"며 "롤란트 시멜페니히 작가의 포스트드라마적 형식을 통해 고대 신화를 동시대적 질문으로 확장하고자 했으며, 경제적 여건과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연출가들의 개성 넘치는 5부작으로 재구성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트로폴리스' 시리즈는 지난해 '프롤로그/디오니소스'와 '라이오스'를 무대에 올렸다. 이어서 올해는 '오이디푸스', '이오카스테', '안티고네/에필로그'를 순차적으로 무대에 올린다.

'오이디푸스'의 강량원 연출은 "수치와 상처로 가득 찬 몸과 최소화된 무대, 그리고 빛을 통해 관객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고자 했다"며 "AI와 예술 산업화 등 위기를 맞은 한국 연극계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과 신체 행동의 가치를 무대 위에서 치열하게 모색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오카스테'의 서지혜 연출은 "피와 폭력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으면 비극은 반복된다는 경고를 담고자 했다"며 "에우리피데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부활한 이오카스테를 통해 전쟁을 막으려는 정치적 중재자의 모습을 그려냈다"고 전했다.

'안티고네'의 정형두 연출은 "신념과 신념이 부딪칠 때 인간의 지혜는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혁명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작품에 녹여내고자 고심하고 있다"며 "기존의 정치적 해석에서 벗어나 침묵과 움직임, 조형성을 통해 인간 존재와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고 말했다.

임일진 무대미술감독은 "5개의 작품을 관통하는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섯 연출가의 뚜렷한 개성과 주제의식을 극대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테베라는 도시의 사실적 재현에 갇히기보다는 인류학적 문제의식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안트로폴리스' 시리즈는 고대 신화를 현대적 감각과 포스트드라마적 형식으로 재해석한다. 이를 통해 인류와 문명, 동시대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관객과의 만남을 시도한다. 연극계의 새로운 변곡점을 모색하는 이번 5부작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연출가들의 시선이 더해져 한국 연극에 신선한 자극을 선사한다.

'오이디푸스'는 지난달 24일 개막해 10월 18일까지 공연을 진행한다. 이어서 '이오카스테'는 10월 28일부터 11월 21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안티고네/에필로그'는 12월 2일부터 26일까지 무대에 올라 대미를 장식한다. 공연 장소는 모두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이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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