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 '막나갔더니' 잘풀리네?…'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3일, AM 02:01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 '막나갔더니' 잘풀리네?…'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네이버웹툰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직장인들의 로망이 있다. “로또 1등이 되면, 지긋지긋한 회사 때려질거야.” 입버릇처럼 담는 이 말은 현실 가능성이 없는 K직장인들만의 스트레스 해소용 주문과 같다. 그만큼 ‘판타지’라는 이야기다. 국내 웹툰 가운데 판타지를 그려낸 작품들은 많지만, 이처럼 직장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K판타지는 드물다. 네이버웹툰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이야기다.

이 웹툰은 서인하 작가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해 유극조 작가가 웹툰화한 작품이다. 현실적인 직장인의 애환에 사이다 같은 대리만족을 더했다. 최근엔 웹소설 기반으로 동명의 드라마가 방영해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웹소설부터 웹툰, 드라마까지 모든 채널에서 인기가 있다는 건 작품이 가진 스토리의 힘이 탄탄하단 얘기다.

웹툰은 초반부터 로또 1등 당첨을 그린다. ‘내가 로또 1등이라면’이라는 K직장인들의 판타지를 기반으로 하는만큼 스토리 전개는 매우 ‘사이다’스럽다. 물론 로또 1등이 18억원밖에 되진 않지만 이 정도의 금액이라도 직장인들에겐 든든한 배경이 된다. 언제나 눈치보고 비위를 맞춰야 하는 직장 생활에서 뭔지 모를 자신감을 가져다 준다. 웹툰 속 주인공 공은태가 이끄는 스토리 역시 이 같은 틀을 그대로 따라간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영업직원 공은태는 회사에 사직서를 던지는 대신 로또라는 ‘든든한 마음의 보험’을 품고 계속 출근하기로 결심한다. 잘릴 각오로 불합리한 조직 문화와 상사의 갑질에 당당하게 맞서며 내질렀더니, 오히려 꼬이던 일들이 술술 풀리기 시작한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마음가짐으로 출근하는 은태의 통쾌한 직장 생활이 펼쳐진다.

공은태의 자신감은 K직장인들에겐 판타지이자 통쾌함으로 다가온다. 가슴 속에 품고만 있던 사직서를 무기로 회사의 불합리에 맞서는 모습도 직장인 독자들에게 청량감을 던져준다. 공감대보다는 현실 속에서 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는 공은태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느끼는 식이다.

재밌는 점은 이처럼 ‘내멋대로’ 지르는 공은태의 모습이 오히려 업무 성과와 사내 평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직장 생활을 하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의 교훈을 가져다 준다. 수동적으로 이끌리듯 따라갔던 회사 생활보다는, 어느 정도 주도적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자세가 더 효과적이란 메시지다. 단순한 카타르시스보다도 절묘하게 현실 속 직장 생활과 연결되는 스토리와 전개가 이 웹툰의 진정한 매력요소다.

동시에 현 직장 세태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 것도 매력이다. 연차 높은 선배를 데리고 일을 해야 하는 어린 팀장, 계약직에 얽혀 있는 젊은 직원, 꼰대 상사 등 현실 직장내 문제들을 잘 다뤘다. 물론 일각에선 일반 기업들의 직급체계보다 하는 일이나 사내 위상이 높다는 비판도 있지만(예컨대 극중 차장이 부장 같다는 느낌), 회차를 넘길 수록 이 같은 이질감은 적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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