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유실 문화재 10점 중 8점 '감감무소식'…회수율 고작 18%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5일, AM 09:56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도난당한 문화재 10점 가운데 8점 이상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한 개인·문중이나 사찰·서원 등이 보유한 문화재에 집중돼 국가 차원의 관리·회수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서적 수집판매상 배익기씨가 소장하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훼손된 모습.(사진=뉴시스)
고서적 수집판매상 배익기씨가 소장하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훼손된 모습.(사진=뉴시스)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유산청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999년부터 올해 9월까지 신고된 도난·유실 문화재는 모두 2만2062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회수된 문화재는 4012점으로 전체의 18.2%에 불과했다. 나머지 1만8050점(81.8%)은 아직 되찾지 못했다.

사건별로 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기간 신고된 도난·유실 사건은 모두 601건으로, 도난이 589건, 유실이 12건이었다. 피해 문화재를 모두 되찾아 사건이 종결된 경우는 88건으로 전체의 14.7%에 그쳤다. 반면 단 한 점도 회수하지 못한 사건은 463건으로 77.0%에 달했다.

대표적인 장기 미회수 문화재가 ‘훈민정음해례본 상주본’이다. 2008년 도난당한 상주본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국보 ‘훈민정음해례본 간송본’과 동일본으로, 학술적·문화사적 가치가 큰 문화재지만 18년째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보 ‘소원화개첩’ 역시 2001년 소장자의 집에서 도난당한 이후 25년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소원화개첩은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이 정권 다툼에 휘말려 둘째 형 수양대군(훗날 세조)에게 죽임을 당하기 전 남긴 작품이다.

도난·유실 피해는 법적 보호와 보안 관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지정 문화유산이 461건으로 76.7%를 차지했다. 국가 지정 문화유산은 29건(4.8%), 시·도 지정 문화유산은 111건(18.5%)이었다.

소유·관리 주체별로는 민간 영역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문중·개인이 290건(48.3%)으로 가장 많았고 사찰·서원·향교가 224건(37.2%)으로 뒤를 이었다. 두 유형을 합하면 전체 피해의 85.5%에 달한다. 국유 문화재는 12건(2.0%), 지방자치단체·학교 등은 69건(11.5%)이었다.

문화재의 상당수가 장기간 돌아오지 못하면서 보안이 취약한 민간 소유 문화재에 대한 예방책뿐 아니라 도난 이후 추적·회수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진 의원은 “18.2%라는 참담한 회수율은 그동안 국가 차원의 추적·회수 시스템이 얼마나 소극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며 “사찰, 서원, 문중, 개인 등 보안이 취약한 민간 소유 문화재 관리에 국가 차원의 방범·보안 시설 예산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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