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장 매향리의 기억을 재구성…권순관 개인전 '다면체적 물체'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October 06일, AM 10:01

'다면체적 물체' 전시전경 (사진과 영상, 설치를 넘나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6/뉴스1

사진과 영상, 설치를 넘나드는 권순관 작가가 과거 미군 사격장으로 쓰였던 매향리의 기억을 다층적으로 재구성하는 개인전 '다면체적 물체'를 11월 1일까지 경기 화성 매향리 평화기념관에서 선보인다.

지난달 22일 개막한 이번 개인전은 매향리의 역사를 단순한 기억의 보관소가 아니라 사건과 이미지, 기억과 허구가 교차하는 구조로 바라본다.

전시장 전체는 종교적 제단과 성체 안치기의 구조를 연상시키는 건축적 뼈대로 짜였다. 작가는 이를 이질적인 역사와 이미지가 끊임없이 접속하는 장치로 제시한다.

다목적실에는 매향리 포탄의 금속성 외피를 떠올리게 하는 원형 구조 아래 이수근 간첩 조작 사건 관련 자료와 국가 권력에 의해 '간첩'으로 규정된 인물들의 사진과 아카이브가 놓인다.

과거 사격을 지휘하던 사격통제실은 폐쇄된 기계 구조의 부조리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관객의 그림자와 움직임은 작품의 일부로 들어가 광학적 파편과 유령적 데이터가 뒤섞이는 경험을 만든다.

헬륨저장소에서는 실존 인물과 가상의 인물이 교차하는 텍스트 작업 '어느 날 갑자기'를 통해 사실과 믿음, 상상과 허구가 뒤섞이는 서사를 보여준다.

댄스홀의 작품 '섬'은 과거 미군 폭격기의 가상 표적이었던 농섬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오랜 폭격으로 훼손된 섬의 흔적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소멸을 현재의 이미지로 가시화한다.

전시는 관객을 과거의 고통을 바라보는 수동적 감상자에 머물게 하지 않고 불완전한 흔적을 해석하며 망각된 역사를 다시 상상하는 '의식적인 목격자'로 초대한다.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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