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하반기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임직순 작고 30주기 특별전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를 통해 임직순 작가의 미완성 유작 '팜트리'가 최초 공개되고 있다. 2026.10.6 © 뉴스1 박지혜 기자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붓을 쥐었던 서양화 거장 임직순의 마지막 미완성 유작과 예술혼을 돌아보는 작고 30주기특별전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가 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다.
6일 서울미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전시기획팀 김현주 팀장은 "이번 30주기 전시는 추상 중심의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소외됐던 구상 회화의 진정한 가치를 환기한다"며 "화가의 유품인 이젤, 의자, 식기 등을 작품과 나란히 배치해 화실의 숨결을 입체적으로 재현하며 일상의 소재가 예술로 치환되는 과정을 생생히 드러낸다"고 밝혔다.
유화 80여 점과 드로잉, 수채화, 판화 등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작가가 1996년 7월 병마와 싸우다 숨을 거두기 직전 화실에 남겨둔 미완성작 '팜트리'(1996)의 첫 공개다. 대담한 야수파적 붓터치와 파격적인 구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마주했던 이국 풍경을 그리다 멈춘 화폭이다. 그가 생전 썼던 이젤과 나란히 놓여 붓끝에 담겼던 치열한 열정을 전한다.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하반기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임직순 작고 30주기 특별전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를 통해 임직순 작가의 스케치들이 공개되고 있다. 2026.10.6 © 뉴스1 박지혜 기자
전시는 또한 임직순 작가가 현장 사생을 고집하며 남긴 수천 장의 방대한 스케치와 유화를 유기적으로 엮어 창작 과정을 조명한다. 여행지에서 사진 대신 건식 재료로 포착한 풍경 스케치가 아틀리에에서 강렬한 색채의 유화로 완성되는 흐름을 입증하며, 쉼 없이 화면을 연구하고 변주했던 치열함을 전한다.
역대 최대 규모로 차려진 이번 자리에는 유화 약 80점과 수채화, 판화 등이 망라됐다. 1000여 점이 넘는 습작 가운데 엄선한 드로잉을 비롯해 손때 묻은 팔레트와 물감, 가구 등 유품 30여 점도 함께 전시실을 채운다. 손녀에게 화실 그림을 곁들여 보낸 편지와 1980년 펴낸 화문집 '꽃과 태양의 마을'의 글귀는 자연과 가족을 향한 작가의 따스한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임직순의 화풍은 야수파적 대담함과 빛과 색채의 조화, 그리고 현장 사생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 구도가 특징이다. 일본 유학 시절 야수파의 거장 하야시 다케시의 영향을 받아, 대담하고 두터운 붓질과 화려한 원색 대비를 즐겨 썼다. 야수파의 거친 에너지를 수용하면서도 한국적인 부드러운 감성과 빛의 따뜻함을 화면에 담아냈다.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 석파정에서 열린 하반기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임직순 작고 30주기 특별전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를 관람하고 있다. 2026.10.6 © 뉴스1 박지혜 기자
그의 독창성은 특히 대표적 연작인 '여인 좌상'에서 두드러진다. 고전적인 황금 분할 대신 인물의 얼굴이나 발끝을 캔버스 가장자리 끝 쪽으로 과감히 밀어 넣는 파격적인 앵글을 취했다. 아울러 여러 각도의 캔버스를 동시에 오가며 입체적이고 연극적인 긴장감을 연출했다.
서울미술관 관계자는 "2022년 광주시립미술관 탄생 100주년 전시에 견주어 규모와 깊이를 크게 키웠다"며 "익숙한 일상 풍경 너머의 생명력과 마지막 순간까지 캔버스를 붙들었던 한 예술가의 진솔한 내면을 마주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7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진행된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