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1000장 쓸어담은 ‘큰손’까지…문체부, 170명 수사 의뢰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7일, AM 08:43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 8월 28일 암표 처벌을 강화한 개정법 시행 이후 정부가 처음으로 대규모 수사 의뢰에 나섰다. 두 달도 안 돼 6만8000여건의 신고가 쏟아진 가운데 10억원대 암표 거래 정황이 포착되면서 정부의 암표 단속이 본격적인 수사 단계로 넘어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암표 신고 자료를 분석해 정가 이상 판매와 다량 판매 등 암표 거래 정황이 확인된 170명에 대해 지난 6일 수사를 의뢰했다고 7일 밝혔다.

정부가 암표 개정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수사 의뢰에 나섰다(이미지=생성형 AI).
정부가 암표 개정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수사 의뢰에 나섰다(이미지=생성형 AI).
수사 의뢰 대상은 프로스포츠 분야 121명, 공연 분야 49명이다. 이들이 판매하려 한 입장권은 모두 1만1032매, 예상 판매금액은 10억2874만9000원에 달한다.

분야별로 프로스포츠가 1만660매, 9억2925만3000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공연 분야는 372매, 9949만6000원이다. 수사 의뢰 대상자의 약 68%인 115명은 티켓베이에 올린 게시글을 근거로 신고됐다.

대규모 판매를 시도한 사례도 확인됐다. 한 판매자는 여러 게시글을 통해 입장권 1000매 이상을 판매하려 했으며, 판매하려던 입장권의 총가격이 1억원을 넘는 사례도 있었다.

법망을 피하기 위해 거래 형태를 바꾼 이른바 ‘변종판매’ 사례 4명도 이번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암표상들이 수수료나 수고비 명목으로 웃돈을 받거나 상품을 끼워 파는 방식이다. 문체부는 외부 법률 자문과 법제처 자문 등을 거쳐 명목상 거래 형태와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부정거래에 해당하면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8월 28일 시행된 개정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은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공연·운동경기 입장권의 부정구매와 부정판매를 금지한다. 부정판매에는 판매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신고포상금도 부정구매 신고는 최대 5000만원, 부정판매 신고는 과징금의 최대 50%까지 지급할 수 있다.

법 개정 이후 암표 신고도 크게 늘었다. 지난 8월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접수된 신고는 6만8000여건으로 하루 평균 약 2000건에 달했다. 전년 대비 약 17배 증가한 수준이다.

신고기관은 중복 등을 제외한 유효 신고 약 4만5000건 가운데 3만건에 대해 플랫폼과 협력해 게시글 노출을 제한했다. 이 가운데 고가 또는 다량 판매가 의심되는 사례의 판매자 자료를 확보해 이번 수사 의뢰 대상을 추렸다.

문체부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경찰과 함께 가을야구 전 경기를 대상으로 현장 단속에도 나선다. 주요 경기장에는 현장 홍보관을 운영하고 경기장과 공연장 전광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암표 신고를 독려할 계획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암표는 창작자와 체육인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고 시장을 교란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와 플랫폼의 협조 덕분에 주요 의심 사례를 취합해 수사를 의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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