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국가유산청장이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가유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체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유산청은 지난 8월 대통령 주재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궁능 관람료 현실화를 주요 추진과제로 제시하고,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거쳐 올해 11월 새로운 관람료 기준을 발표한 뒤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는 일정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추진 방향을 기존의 ‘인상→개선’에서 ‘관람서비스 개선계획 추진→합리적 요금체계 마련→시행’으로 변경했다. 관람료부터 올린 뒤 서비스를 개선하기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계획을 먼저 제시하고 이후 요금을 조정하는 것이 정책 수용성과 신뢰 확보에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우선 개선 대상에는 안내판·쉼터 확대와 노후 화장실 정비를 비롯해 간편결제, 다국어 키오스크, 사전예매·모바일 입장권, 인공지능(AI)·모바일 해설 등이 포함됐다. 한복 착용자 무료관람제도의 형평성과 실효성, 한복의 범위·착용기준과 한푸 문제 등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궁능 관람료는 2005년 이후 20년 넘게 사실상 동결됐다. 현재 성인 기준 경복궁·창덕궁은 3000원, 덕수궁·창경궁·종묘는 1000원이며 조선왕릉은 대부분 1000원 수준이다. 그 사이 물가와 주요 공공요금은 상승했고 관람서비스도 확대됐다. 국가유산청 연구에서도 우리 궁능 관람료는 해외 주요 문화유산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관람 수요 증가가 입장료 수입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흐름도 확인됐다. 4대궁·종묘 관람객은 2024년 1312만 1020명에서 2025년 1503만 1603명으로 14.6%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궁능유적본부 입장료 수입은 123억 7934만 원에서 120억 9848만 원으로 2.3% 감소했다. 유료 관람객은 4.1% 줄어든 반면 무료 관람객은 25.6% 증가했고, 유료 관람객 비중도 37.2%에서 31.1%로 낮아졌다.
관람료 현실화를 위한 의견수렴 절차도 진행돼 왔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관련 연구용역을 실시한 뒤 국민 설문과 업계 협의,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거쳤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관람료 인상 이후에도 방문하겠다는 응답이 73.1%, 소통24 조사에서는 91.3%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단계적 현실화 방안 중 하나로 고궁·종묘 5000원, 능원 3000원도 제시됐다.
최 의원은 “궁·능 관람료 현실화는 단순한 요금 인상의 문제가 아닌 국민의 문화향유권과 궁·능의 보존·관리, 관람서비스 개선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안으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고 신중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당초 계획을 변경한 만큼 변경 배경과 향후 추진방향을 명확히 밝히고,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