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위에 담아낸 육아의 숭고함"…강나래 '파란 클리셰' 展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October 12일, AM 08:32

강나래, Tiny Ted Was Here_유리, 안료_92.5×62.5cm_2026 (레이블갤러리 제공)

투명한 유리판 위에 푸른빛 안료로 수많은 점을 겹겹이 찍어 평범한 육아의 시간을 숭고한 예술로 끌어올린 강나래의 개인전 '파란 클리셰'가 서울 성수동 레이블갤러리에서 11월 11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집안일이라는 소재를 넘어 아이를 기르는 현실로 작업 범위를 한층 더 넓혔다. 작가는 투명한 유리 위에 파란 점을 촘촘히 얹어 금방 작아져 버리는 아이의 옷과 흩어진 장난감, 작은 소품들을 형상화했다. 끊임없이 반복되기에 때로는 지루하게 여겨지는 육아라는 돌봄의 여정을 집요한 점찍기 작업으로 치환해 냈다.

그는 이전 작업에서 고무장갑이나 수세미, 냄비처럼 가정의 울타리를 지탱해 온 가사 도구를 작품에 담아내며 그림자 노동의 가치를 꾸준히 발굴해 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 '타이니 테드 워즈 히어'(Tiny Ted Was Here), '어제와 다른 집 #1', '출장' 등은 일상 속에서 흘러가는 순간을 유리라는 매체에 단단히 붙잡아 둔다. '오래된 형태', '완행'과 같은 설치 작업 역시 시간의 궤적을 은유한다.

강나래, 어제와 다른 집 #1_유리, 안료, 나무_13×53×12cm_2026(레이블갤러리 제공)

작가가 선택한 '클리셰'라는 단어는 결코 낡은 관습만을 뜻하지 않는다. 아이가 자라나며 금세 잊힐 사물들을 점으로 붙잡아 두는 행위는 보이지 않는 노동을 향한 따뜻한 헌사다. 흔하고 당연하게 치부되던 돌봄의 자리를 끈기 있는 손길로 기록해 보편적 연대의 가치를 길어 올린 점이 돋보인다.

갤러리 관계자는 "누구나 겪는 뻔한 일상이라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그 진부함 속에 깃든 귀한 순간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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