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잡히지 않는 아름다움의 모순 경험"…박시월 '물거울' 展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October 13일, AM 09:27

박시월 '물거울' 展 포스터 (더레퍼런스 제공)

짙어가는 가을, 관람객이 유리 표면을 직접 만지며 끝내 잡히지 않는 아름다움의 모순을 체감하게 해주는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예술 공간 더레퍼런스는 기획전 '더 레퍼런스(The Reference) #91 박시월 개인전 '물거울''을 14일부터 31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관람객이 눈으로만 감상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손으로 작품을 움직이며 체감하는 참여형 설치 회화로 구성됐다.

전시의 핵심은 양면 유리로 제작한 입체 구조물이다. 관람객이 서 있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그림이 겹쳐 보이고 시시각각 흔들린다. 작가는 어머니의 인생에서 가장 눈부셨던 순간이자 자신의 태몽 배경인 설산 풍경을 유리 패널 위에 반복해 담았다. 겨울 강물 위에 비친 눈 덮인 산이 실체보다 더 눈부시게 다가왔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눈앞에 또렷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이미지의 신기루를 전시장 안으로 옮겨왔다.

박시월은 "다른 사람의 삶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빛나는 장면을 훔쳐보듯 화폭에 옮겼다"며 "유리를 만지는 행동은 매혹적인 환영을 붙잡으려는 시도이자, 동시에 결코 실체를 쥘 수 없다는 좌절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아름다움이란 손에 쥐려 할수록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처럼 실체가 없다. 박시월의 유리는 허상을 더듬는 우리 자신의 손길을 되비추며 실체의 본질이 무엇인지 묵직하고 서늘한 질문을 던진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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