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 첫 상륙·’캣츠' 귀환…브로드웨이 대작 나란히 온다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3일, PM 05:08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브로드웨이 히트작 ‘해밀턴’과 스테디셀러 ‘캣츠’가 올 연말 하루 차이로 나란히 내한 공연의 막을 올린다. ‘해밀턴’은 12월 17일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에서, ‘캣츠’는 18일 대구 달서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한쪽은 처음 한국 땅을 밟는 ‘신드롬’이고, 다른 한쪽은 한국 관객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고전’이라는 점에서 연말 공연계의 시선이 쏠린다.

뮤지컬 '해밀턴' 포스터 (사진=에스앤코)
뮤지컬 '해밀턴' 포스터 (사진=에스앤코)
◇‘불가능’ 여겨졌던 ‘해밀턴’, 첫 한국 상륙

‘해밀턴’은 2015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부산에서 12월 17일부터 내년 1월 16일까지 약 4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내년 1월 21일부터 3월 20일까지 약 8주간 공연한다. 이번 한국 공연은 새로 제작된 월드투어의 출발점이다. 캐스트와 티켓 오픈 일정은 추후 공개된다.

작품은 퓰리처상 수상 작가 론 처노의 전기를 바탕으로, 미국 건국의 주역이자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다. 린-마누엘 미란다가 7년에 걸쳐 극본·작사·작곡을 맡았다. 힙합과 재즈, R&B를 브로드웨이 음악과 결합한 46곡의 넘버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젊은 혁명가들은 빠르고 공격적인 랩을, 토머스 제퍼슨은 한 세대 앞선 재즈풍 음악을, 영국 왕은 브릿팝을 부르는 식으로 인물마다 음악 장르를 달리했다.

토니상 역대 최다인 16개 부문 후보에 올라 11개 부문을 수상했고, 그래미상·올리비에상·퓰리처상도 휩쓸었다. 캐스트 앨범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음반산업협회(RIAA) 다이아몬드(1000만 장) 인증을 받았다. 작품의 인기로 해밀턴을 10달러 지폐에서 빼려던 미국 정부가 결정을 철회했을 만큼, 공연을 넘어선 ‘문화 현상’으로 불렸다. 다만 쏟아지는 영어 랩과 미국 건국사라는 소재 탓에 국내 공연은 어려울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 공연은 원어로 진행된다.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는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해밀턴’의 한국 공연을 작품의 에너지와 진수를 온전히 전할 수 있는 월드투어 프로덕션으로 제작하게 됐다”며 “프로듀서로서뿐 아니라 이 작품을 기다려온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도 설렌다”고 밝혔다. 제프리 셀러 프로듀서는 “마닐라, 싱가포르, 런던, 시드니, 함부르크 등에서 거둔 성공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의 더 많은 도시를 위한 세계 투어의 필요성을 확신하게 됐다”고 전했다.

뮤지컬 '캣츠' 포스터 (사진=에스앤코)
뮤지컬 '캣츠' 포스터 (사진=에스앤코)
◇200만 누적 관객 ‘캣츠’, 3년 만에 돌아온다

‘캣츠’는 2023년 이후 3년 만에 돌아온다. 대구에서 12월 18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공연한 뒤 내년 부산·세종·서울을 순회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홍콩, 싱가포르를 거친 인터내셔널 투어의 일환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T.S. 엘리엇의 시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1년에 단 하루 열리는 고양이들의 축제 ‘젤리클 볼’을 그린다. 새로 태어날 고양이로 선택받기 위해 저마다의 삶을 풀어놓는 고양이들의 이야기에는 다름에 대한 존중과 행복의 의미가 담겼다. 180회 이상 녹음된 명곡 ‘메모리’를 비롯해 발라드, 록, 재즈를 넘나드는 20여 곡의 넘버가 이어진다. 질리언 린의 안무는 발레와 재즈댄스, 아크로바틱을 아울러 고양이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살렸고, 존 내피어는 폐타이어와 구두, 치약 튜브 등을 고양이 눈높이에 맞춰 3~10배 키운 쓰레기장 무대를 만들었다.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과 눈을 맞추는 ‘플레이 타임’도 이 작품만의 볼거리다.

1981년 런던 초연 이후 54개국 300여 개 도시에서 7700만 명이 관람했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동시에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운 첫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는 한국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두 대작이 모두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먼저 막을 올린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연말 성수기를 맞아 부산과 대구 관객이 서울보다 먼저 브로드웨이 대작을 만나게 됐다. 제작사 관계자는 “‘캣츠’는 지난 내한 때도 부산에서 먼저 공연했고, ‘해밀턴’은 내한 첫 공연을 부산에서 하게 됐다”며 “이전엔 서울에서 공연을 하고 지방으로 넘어가는 흐름이었지만, 지금은 지역 공연 규모도 커져 지방에서 먼저 공연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그렇게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