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 책꽂이]포스트호메리카 외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4일, AM 05:04

△포스트호메리카(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448쪽|다산글방)

트로이 목마와 트로이의 함락은 ‘일리아스’에 나오지 않는다.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헥토르의 장례에서 멈추고, 그때까지 트로이 성벽은 서 있다. 고대 후기 그리스 서사시인인 저자는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 아마존 여왕 펜테실레이아의 등장과 아킬레우스의 마지막 전투, 대아이아스의 비극, 트로이의 마지막 밤을 14권에 담았다. 사건표와 인물 사전, 관계도를 뒤에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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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인문학 수업(도시연구소|324쪽|믹스커피)

도시의 운명을 가르는 것은 건물의 새것과 낡음이 아니라 인구와 일자리의 흐름이다. 일자리가 사람을 불러들이고, 사람이 모이면 기반시설이 갖춰지며 다시 자본을 끌어들이는 선순환이 성장을 만든다. 22만 구독자를 둔 유튜브 채널 도시연구소가 서울부터 안동까지 30개 도시를 들여다봤다. 반도체가 수원, 용인, 평택의 지도를 바꾼 사례와 일자리 없는 주거 도시의 한계를 나란히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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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바의 선택(비올라 아르도네|452쪽|복복서가)

전작 ‘칠드런스 트레인’으로 세계 독자를 만난 비올라 아르도네의 신작이다. 1960년대 시칠리아, 열다섯 살 올리바는 마을을 뛰어다니고 새총으로 사내아이들을 혼내주는 자유분방한 아이지만, 여자가 되는 것이 두렵다. 몸이 더는 자기 것이 아니게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납치 결혼’이라는 관습에 맞서 1981년 관련 법 폐지를 이끈 실존 인물 프랑카 비올라의 삶을 바탕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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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에 흘린 청색(조정인|152쪽|창비)

‘사과 얼마예요’ 이후 7년 만에 펴낸 조정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내면에 꿈속을 배회하는 여럿의 ‘나’가 있음을 발견하고, 고독을 외로움이 아니라 자아의 본질을 더듬는 사유의 시간으로 삼는다. 한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누가 그를 죽게 했는지 묻고, 개인의 상실을 우리 모두의 슬픔으로 넓힌다. 제1회 구지가문학상 수상작을 비롯해 62편을 4부로 나눠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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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 직업이 뭐이가?(표재순|456쪽|소담출판사)

1957년 연희극예술연구회 공연에 배우로 올랐다가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1959년 연출자로 데뷔했다. 극단 산하와 현대극장 창단에 참여하고 동양방송, 문화방송, 서울방송을 거치며 숱한 화제의 드라마를 만들었지만 연극 연출의 끈은 한 번도 놓지 않았다. 서울올림픽 개·폐회식과 한일월드컵 전야제까지 연출한 구순의 저자가 칠십 평생 밟아온 무대를 처음으로 풀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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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의 심리학(신지은|232쪽|김영사)

젊은 사회심리학자상과 김재일 소장학자상을 받은 저자가 인간 사회성을 둘러싼 의문을 한 권으로 정리했다. 인간은 연결과 소속을 갈망하면서도 왜 관계에 고통받을까. 이 질문으로 서두를 열고 사회성이 진화한 근원까지 거슬러 올라가 작동 원리를 파고든다. 집단에서 배제되면 마음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어째서 만나는 모두에게 다정할 수 없는지를 알기 쉬운 언어로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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