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에 흘린 청색' 표지/뉴스1
'청색에 흘린 청색'은 조정인 시인이 삶과 죽음, 현실과 비현실, 기억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 62편을 4부에 나눠 실은 시집이다. 창비시선 544번으로 나왔다.
조정인에게는 시집 '사과 얼마예요' 이후 7년 만의 네 번째 시집이다. 제1회 구지가문학상 수상작 '산사나무는 나를 지나가고 나는 산사나무를 지나가고'도 수록했다.
◇ 청색과 백색으로 짓는 내면의 풍경
표제작 '청색에 흘린 청색'에서 화자는 "나는 나를 경험하는 중이다"라고 말한다. 시는 꿈속을 배회하는 여러 '나'와 메아리, 청색을 겹쳐 놓는다.
시집은 천사·나비·개·눈을 표상하는 흰색과 짙은 청색의 이미지를 함께 쓴다. 무구함·탄생·애도·환함·슬픔을 아우르는 흰색과 청색이 시편의 감각을 이룬다.
'청사과'와 '환승역'에는 르네 마그리트의 'Listening Room'에 부치는 시라는 부제가 붙었다. '청사과'는 어두운 방을 가득 채운 청사과의 이미지에서 시작한다.
'환승역'에서는 지상과 천국, 과거와 미래, 역사와 선사, '나'와 '당신'이 교차한다. 서로 다른 노선 위를 달리던 화자와 당신은 백년 후 어느 봄날 J 환승역에서 보기로 한다.
'청색에 흘린 청색' 표지/뉴스1
◇ 고독과 애도를 지나가는 시선
'감정의 기원'의 화자는 바람 없이 흔들리는 벚꽃과 뿌리, 흙의 떨림을 바라본다.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고 아파하는 일이 시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나는 나의 장례식에 갔었다'는 "한 사람의 장례는 모든 사람의 장례"라는 문장을 담는다. 개인의 상실과 애도를 함께 놓는 시편이다.
'타살들'은 한 노동자의 죽음이나 희생을 개인의 불행으로만 두지 않고, 그 배후를 묻는다. '사라진 누선으로 우는 것들'은 삶의 그늘에서 고통받는 존재들의 죽음을 다룬다.
'백색소음'에서는 손이 따뜻했던 사람을 기억하는 일을 추억이라 하고, 잡은 손을 놓지 않을 것이라 믿는 일을 사랑이라 한다. '검은 곤드레나물을 삶는 밤'에는 검은 고독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 1998년 등단한 조정인의 네 번째 시집
조정인은 1998년 '창작과비평'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장미의 내용', '사과 얼마예요'와 동시집 '새가 되고 싶은 양파', '웨하스를 먹는 시간' 등을 썼다.
'웨하스를 먹는 시간'은 중국에서 '吃威化餅乾的時間'으로 번역 출간됐다. 조정인은 지리산문학상,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구지가문학상 등을 받았다.
시인의 말에서 조정인은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일은 나를 용서하는 일이 되고 있었다"고 쓴다. 시집은 고독, 애도, 소멸과 생성, 기억과 사랑의 장면을 62편에 나눠 담았다.
△ '청색에 흘린 청색'/ 조정인 지음/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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