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다니엘 바탈의 집단심리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October 17일, AM 06:31

'갈등의 덫에 빠지다' 표지/뉴스1

'갈등의 덫에 빠지다'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되풀이되는 집단 간 적대의 심리적 구조를 분석한다. 다니엘 바탈은 제도적 협상에도 갈등을 지탱하는 집단 서사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추적한다.

갈등이 오래 이어지면 상대 집단을 바라보는 고정된 관념이 사회 전체에 자리 잡을 수 있다. 무엇이 정의롭고 누가 위협적인지를 설명하는 집단의 이야기도 그 과정에서 강화된다. 저자는 이런 사회심리적 구조가 적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석한다.

첫 부분에서는 갈등이 정착하는 과정과 1970년대 이후 평화에 대한 기대가 생겨난 시기를 돌아본다. 사회 내부의 인식이 변하고 협상 가능성이 커진 사건들을 살핀다. 그러나 평화에 대한 희망이 곧 갈등의 종식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2000년 캠프 데이비드 회담과 알아크사 인티파다를 갈등의 전환점으로 꼽는다. 이후 여론과 집단의 믿음이 어떻게 변했는지 추적한다. 정치적 선택과 사회의 인식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적대감이 강화되는 흐름이다.

점령과 종교적 시오니즘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도 별도로 분석한다. 종교와 국가 정체성의 결합이 갈등을 지지하는 서사를 제도화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정치 지도자와 집단의 상징이 갈등 문화를 재편하는 방식도 살핀다.

책은 기존 서사에 이의를 제기하는 대안적 목소리가 어떤 장벽을 만나는지도 다룬다. 정치권과 언론, 교육과 사회적 관계가 서로 연결될 때 집단의 믿음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분쟁의 지속이 공동체에 부과하는 비용과 민주주의의 쇠퇴 문제도 짚는다.

다니엘 바탈은 40년 넘게 집단 간 갈등을 사회심리학의 관점에서 연구했다. 이 책에서는 심리학뿐 아니라 정치학과 사회학의 논의를 결합해 갈등의 원인과 진행 과정, 결과를 구분한다. 특정 분쟁에 관한 서술을 다른 갈등 사회의 문제로 확장해 살핀다.

마지막 부분은 갈등 당사자들이 익숙한 집단 서사에서 벗어나 다른 미래를 상상할 조건을 묻는다. 제도적 협상과 별개로 사회 구성원의 인식과 감정이 변하지 않으면 평화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다. 갈등을 지탱하는 심리적 장치를 파악하는 데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 '갈등의 덫에 빠지다'/ 다니엘 바탈 지음/ 권영미·박주화·서정길·용정순·이하연·최훈석 옮김/ 6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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