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산투스 뒤몽의 에펠탑 비행을 기념하는 브라질 우표. (출처: Post of Brazil,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901년 10월 19일 파리 상공, 브라질 출신의 천재 발명가이자 비행가 알베르토 산투스 뒤몽이 하늘을 향한 무모한 도전을 펼쳤다. 그는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동력 비행선 '제6호'를 타고 파리 시내를 가로질러 에펠탑을 선회하는 역사적인 비행에 성공했다.
당시 파리 공중을 지배하던 것은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리던 거대하고 무기력한 기구들이었다. 하지만 뒤몽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비행선의 방향을 조종사의 의지대로 제어할 수 있는 소형 경식 비행선을 구상했다. 수차례의 실패를 이겨낸 그의 집념이 마침내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다.
목적지인 에펠탑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간 뒤몽은 탑 주위를 완벽하게 한 바퀴 선회한 뒤 출발점으로 안전하게 귀환했다. 이 비행의 총 소요 시간은 불과 30여 분이었지만, 인류가 바람의 지배에서 벗어나 하늘을 스스로 항해할 수 있음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이 비행은 단순한 곡예를 넘어 당대 최고의 상금을 걸었던 '도이치 상'의 주인공을 가리는 경연이기도 했다. 생클루 공원을 출발해 에펠탑을 돌고 30분 이내에 돌아와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 탓에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과제였다. 뒤몽은 단 한 번의 비행으로 이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며 10만 프랑의 상금과 전 세계적인 명성을 한 몸에 거머쥐었다.
그는 상금의 절반을 파리의 가난한 이들에게 기부하고, 남은 돈은 자신을 도와 고생한 정비공과 직원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줬다. 부와 명예에 집착하기보다 하늘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낭만을 좇았던 그의 태도는 파리 시민들을 더욱 열광케 했다. 괴짜 발명가라는 세간의 조롱을 찬사로 바꾼 위대한 순간이었다.
에펠탑을 돌고 온 이 하루의 비행은 훗날 라이트 형제의 고정익 비행기 시대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늘은 더 이상 새들만의 영역이 아니며, 인간의 기술과 의지로 정복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바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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