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는 일의 본질을 보여주다"…김한나 '종이, 연필, 지우개, 책' 展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October 19일, AM 08:30

김한나 '종이, 연필, 지우개, 책' 展 포스터 (갤러리 플래닛 제공)

'한나와 토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김한나 작가가 11월 4일부터 27일까지 갤러리 플래닛에서 개인전 '종이, 연필, 지우개, 책'을 연다. 작가는 그동안 확장해 온 다양한 매체 작업을 잠시 멈추고, 드로잉과 회화 중심의 초기 수공업적 작업 방식으로 돌아갔다.

이번 전시는 화려한 기교를 걷어내고 늘 곁에 있던 사물들을 다시 마주하는 방식을 택했다. 작가는 그동안 토끼라는 오랜 동반자를 통해 타인과의 소통과 내면의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해 왔으나, 이번 무대에서는 새로운 것을 더하기보다 자신의 예술적 뿌리를 차분히 되짚어본다.

전시의 핵심은 '그리는 일' 그 자체다. 캔버스와 종이 위에서 선을 긋고, 지우고, 그 위에 다시 덧칠하는 과정을 온전히 보여 준다. 유화 물감을 여러 겹 쌓아 만든 부드러운 색감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고 시간이 흘러야 깊어지는 작업의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종이 위에 색연필과 오일 파스텔, 아크릴을 함께 써서 손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도 큰 볼거리다.

김한나_안 읽으면 손해야_2026 (갤러리 플래닛 제공)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은 제목부터 유쾌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연필 선 끝에서 토끼 귀가 튀어나오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나 익숙한 연필 냄새를 새삼스럽게 붙잡아 낸 시도는 관객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안긴다.

책을 펼쳐 한 장씩 넘겨 가는 시간을 담은 작업들도 고요한 여운을 남긴다. 이번 도록에는 오은 시인이 동시 형식으로 쓴 서문이 실려 그림과 글이 서로를 비추는 특별한 감상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종이와 연필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도구에 초점을 둔다. 화려한 기교 대신 손으로 긋는 선의 진심에 집중하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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