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10%나 떨어졌는데…김장 안 하고 사 먹는 이유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9일, AM 10:48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배추값은 내렸는데 직접 김장을 담그는 집은 줄고 있다. 새우젓 등 부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김장 비용 부담이 여전한 데다 필요한 만큼 김치를 사 먹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배추(상품) 소매가격은 포기당 555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3% 내렸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하지만 김장에 들어가는 부재료 가격은 사정이 다르다. 새우젓은 1kg당 2만269원으로 1년 전보다 32.5% 뛰었고, 멸치액젓도 1kg당 6268원으로 3% 올랐다.

배추값이 싸졌다고 김장 비용까지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닌 셈이다.

이런 가운데 직접 김치를 담그기보다 사 먹겠다는 가구는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5년 소비자 김장 의향 및 주요 채소류 공급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를 직접 담그겠다는 가구는 62.3%로 전년보다 2.2%포인트 줄었다. 반면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는 가구는 32.5%로 3.0%포인트 늘었다.

포장김치를 구매하려는 이유로는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어서’(39.5%)가 가장 많았다. ‘김치 담그기가 번거로워서’(33.1%)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실제 포장김치 매출도 늘고 있다. 컬리의 올해 3분기(7~9월) 포장김치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 특히 100g~1kg 소용량 제품 거래액은 39% 늘었다.

롯데마트의 올해 1~9월 포장김치 매출도 전년보다 약 5% 증가했다. 이마트 역시 같은 기간 1kg 이하 소용량 포장김치 매출이 6.6% 늘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비싼 김치도 잘 팔린다는 점이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이 지난달 선보인 ‘조선호텔 겉절이 김치’는 일반 홈쇼핑이나 대형마트 제품보다 가격이 약 3배 비쌌지만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팔렸다. 목표 판매량도 20% 초과 달성했다.

현대백화점도 이달부터 지역 특산 식재료를 사용한 고급 김치 ‘명인김치’를 판매하고 있다. 전남 신안 박성춘 장인의 천일염과 충남 아산 김정배 장인의 새우젓 등을 사용한 제품이다.

최근 불거진 중국산 배추의 안전성 논란도 국산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8월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일부 농장에서 배추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포름알데히드를 살포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중국산 배추 15건과 배추김치 124건을 검사한 결과 포름알데히드는 검출되지 않았다. 영상에 등장한 배추도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김치 원산지를 따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포장김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가 올해 7월 발간한 김치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김치 제조업체의 국산 원료 사용 비중은 배추 99.97%, 마늘 94.07%, 고춧가루 69.79%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물가 안정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다음 달 9일부터 주요 김장 재료 공급을 늘리고 할인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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