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훈 시집 '몽돌의 연가' 출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October 20일, AM 10:53

강태훈 시인의 시집 '몽돌의 연가(戀歌)'가 출간됐다.

강태훈의 귀거래는 도연명의 귀거래와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도연명이 세상에서 물러나 자연으로 돌아갔다면, 강태훈은 자연으로 돌아가 다시 사람을 바라본다. 텃밭에는 아내가 있고, 찔레꽃에는 어머니가 있으며, 오일장에는 이웃이 있고, 쉼팡에는 마을 사람들이 있다. 멀구슬나무에는 겨울 새가 찾아오고, 바다에는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남아 있다. 그에게 자연은 인간이 사라진 순수한 공간이 아니다. 인간의 기억과 노동, 사랑이 함께 스며 있는 생활세계인 것이다.

따라서 강태훈의 시에서 ‘귀거래’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귀자연(歸自然)이면서 동시에 귀고향(歸故鄕)이고, 마침내 귀인간(歸人間)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시인이 얻는 것은 거창한 깨달음이 아니다. “마음 비우는 법도 배우고” “때가 되면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하며 끝내 “살아갈 날은 사랑이다”라는 소박한 결론에 도달한다.

도연명의 '귀거래사'가 1600년 가까운 시간을 건너 오늘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돌아간다는 것은 패배가 아니다. 무엇이 자신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지를 깨달은 사람이 선택하는 방향이다.

강태훈의 '몽돌의 연가' 역시 그러한 돌아봄과 돌아옴의 시편들이다. 그가 돌아가는 곳에는 거창한 이상향이 없다. 작은 텃밭이 있고, 돌담이 있고, 바람이 불며, 오래된 나무가 서 있고, 누군가 쉬었다 가는 쉼팡이 있다. 그리고 먼저 떠난 사람들의 기억이 있다.

도연명이 동쪽 언덕에 올라 시를 읊고 맑은 물가에서 시를 짓겠다고 했다면, 강태훈은 제주 오름과 바다와 꽃길을 걸으며 시를 쓴다. 그런 의미에서 강태훈의 시는 천육백 년 가까운 시간을 건너 제주에서 들려오는 또 하나의 조용한 ‘귀거래사’라 할 수 있다. 다만 그 귀거래는 세상을 등지는 노래가 아니다.

김영탁 시인(문학청춘 주필)은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 둥글어진 몽돌처럼, 많이 겪었기에 조금 더 비우고, 많이 잃었기에 남아 있는 것을 조금 더 사랑하려는 사람의 귀환이다. 그것이야말로 '몽돌의 연가'를 관류하는 가장 깊은 생의 자세일 것이다. 시인의 이 아름다운 귀환을 반갑게 바라보며, 생의 텃밭에서 이어질 그의 시적 경작이 앞으로도 오래도록 새 꽃을 피우기를 기대한다"고 평한다.
강태훈 시인은 1940년 제주에서 태어나 공무원 생활을 했으며 민선 남제주군수를 지냈다.서울문학인에서 2009년 시인으로 등단했으며,시집 '멀구슬나무에게 그리움을 묻다' '어머니와 바릇잡이' '군자란꽃' '고요히 달려온 하현달' '메밀꽃밭에 정을 심고' 등을 펴냈다.


k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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