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경성 사람들, 욕망과 삶 낱낱이 들여다봤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October 21일, AM 09:07

'경성모던, 모던 경성' (북피움 제공)

100년 전 일제강점기 경성에서 살아가던 평범한 사람들의 뜨거운 욕망과 팍팍한 일상을 1차 사료를 바탕으로 파헤친 역사 신간이 나왔다.

그동안 일제강점기를 다룬 역사 서술이 항일 투쟁이나 식민 수탈 같은 거시적 사건에 머물렀다면, 이 책은 보통 사람들의 세세한 살림살이와 욕망의 민낯을 전면에 내세운다.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발행된 신문과 잡지의 기사, 광고, 만평, 독자 투고란을 샅샅이 뒤져 화려한 근대화의 그늘에 가려진 서민들의 진짜 삶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이 책은 총 11개 주제로 당대 사회상을 짚어낸다. 1장 '샐러리맨'을 시작으로 교육열, 문화주택, 백화점, 단발과 모던, 마케팅, 대중가요를 거쳐 빈곤과 주거, 청년 실업, 마지막 11장 '북촌과 남촌'으로 이어진다.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을 바라며 좁은 대학 문을 두드리던 취업 준비생, 손목시계를 뽐내려 전차 손잡이를 잡고 버티던 여성, 문화주택 한 채를 기대하며 백화점 경품 행사로 몰려들던 사람들의 모습은 오늘날 현대인의 삶과 소름 돋을 만큼 닮아 있다.

화려한 소비 도시의 이면에는 처절한 생존 싸움이 자리했다. 도시 정비라는 구실로 터전을 빼앗긴 토막민의 절규와, 논밭을 팔아 대학까지 보냈으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낙향하던 청년들의 좌절도 빠짐없이 기록했다. 특히 일본인의 남촌과 조선인의 북촌으로 쪼개진 식민 수도의 공간 격차는 근대화가 낳은 비정한 모순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출판사 관계자는 "화려한 외양 뒤에 숨은 서민의 애환을 기록해 거대 담론 중심의 역사에서 벗어나 그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낸 인간의 역사로 독자들을 이끌고자 했다"고 전했다.

△ 경성모던, 모던 경성/ 최병택·예지숙 글/ 308쪽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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