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5개월 만에 물러나는 유홍준 관장…"모든 비판은 제 책임"(종합)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October 21일, AM 11:43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6.10.19 © 뉴스1 김성진 기자

"저는 오늘 국립중앙박물관장직에서 물러나고자 사의를 표명합니다."
유홍준(77)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1일 개인 소장 유묵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한 그릇의 밥도 다 나라의 은혜)의 전시를 둘러싼 논란에 책임을 지고 취임 15개월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유 관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와 우리 박물관 직원들이 쌓아 올린 가치가 저의 개인적인 실수로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그간의 모든 비판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실추된 박물관의 명예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제가 관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유 관장은 국민과 애국지사 유족, 박물관 직원들에게도 사과했다. 그는 "이번 일로 인해 실망하고 상처받으신 국민 여러분과 애국지사 유족분들, 그리고 박물관 직원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진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대해서는 "박물관 연구직들이 오랜 시간 성심을 다해 준비한 특별전의 의의가 이 일로 인해 퇴색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유 관장은 재임 기간을 돌아보며 "비록 1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키는 영예로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자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물관의 성장을 위해 밤낮으로 함께 일해 온 박물관 직원 여러분들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 퇴임까지는 절차가 남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관장은) 정무직이기 때문에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사의를 수락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의 수용 여부는 대통령실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유 관장은 지난해 7월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글로 서술한 한국 미술사 책으로 독자들과 만나왔다면 이제는 유물을 통해 이야기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로 국민과 만날 것"이라며 "마지막 인생을 국립중앙박물관에 쏟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7월 1일부터 진행 중인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유묵 '일반시국은'을 공개하며 필자를 독립운동가 박원근(1912~1950)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글씨의 낙관에 적힌 '박원근'이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1874~1959)이 사용했던 또 다른 이름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당 작품은 지난 8월 10일 즉시 철수했다. 이틀 뒤인 8월 12일에는 유 관장 명의의 사과문을 박물관 누리집에 올려 "애국지사 박원근 유가족분들이 겪으셨을 혼란과 상실에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글씨는 박중양의 작품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와 관련, 박물관 측은 해당 작품이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의 개인 소장품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알렸다. 유 관장 역시 해당 작품을 박중양이 아닌, 박원근의 글씨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물관 관계자는 관장이 (해당 작품을) 추천해 믿고 전시에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또 해당 작품이 "유홍준 관장이 부여문화원에 기증하기 위해 구입해 놓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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