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사진=방인권 기자).
아이비는 지난 8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앰배서더 극장에서 뮤지컬 ‘시카고’의 주인공 록시 하트 역으로 브로드웨이 본공연 데뷔 무대를 가졌다. 한국 배우가 현지 프로덕션의 주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 10년 넘게 연기한 배역으로 뮤지컬 본고장에 입성한 그는 영어 대사와 노래를 소화하며 1000여 명의 관객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현지 프로듀서인 베리 웨슬러는 아이비를 두고 ‘시카고 프로덕션의 보물’이라고 극찬했다.
박 대표와 아이비의 인연은 가수로 활동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소 신시컴퍼니 공연을 자주 보러 오던 아이비를 눈여겨본 박 대표가 먼저 뮤지컬 출연을 제안했다. 그는 “노래와 춤뿐 아니라 내면에 배우로서의 정서를 가진 친구라고 느꼈다”면서 “뮤지컬 배우를 하면 평생 무대에 설 수 있으니 한번 해보자고 권했다”고 회상했다.
아이비는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의 조연으로 출발해 ‘아이다’ ‘렌트’ 등에서 실력을 쌓았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우리 작품을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며 “이번 성과는 결국 근면함과 성실함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브로드웨이 무대에 선 아이비의 기쁨도 남달랐다. 박 대표에게 이틀에 한 번꼴로 전화해 “꿈만 같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박 대표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으니 얼마나 큰 성취감을 느꼈겠느냐”며 대견해했다.
아이비의 브로드웨이 진출은 한국 뮤지컬 배우들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는 “이제 우리나라 배우들도 세계적인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많이 성장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K뮤지컬의 해외 진출 방식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어쩌면 해피엔딩’처럼 작품 자체가 해외에서 성공할 수도 있고, 배우 개인이 진출하거나 스태프가 세계적인 창작진과 함께 작업할 수도 있다”며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한국 뮤지컬의 영역도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작뮤지컬 ‘네로’가 해외 무대에서 성공해 한국 배우들이 세계 무대에 설 기회가 늘어난다면 더할나위 없다는 바람이다. 그는 “한국 제작사가 주도하는 작품에 우리 배우들이 오디션을 보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며 “세계 무대에 내놔도 손색없는 실력파 배우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이비(오른쪽)가 미국 뉴욕 앰버서더 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시카고'에 록시 하트로 출연한 모습(사진=신시컴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