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이 그린 인공자궁과 디지털 제사…기술의 근미래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October 23일, AM 06:27

'근미래의 풍경' 표지/뉴스1

'근미래의 풍경'은 인공자궁과 디지털 제사 등 새로운 기술이 일상을 바꾼 근미래의 한국 사회를 그린다. 장강명은 24편의 짧은 소설에서 편리함의 대가로 내어준 관계와 선택의 자유를 묻는다.

소설 속 거대 기업 '네카팡'은 소비와 돌봄, 정보와 감정에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람들은 불편한 일을 줄이고자 기술을 이용하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관계를 맺는 능력을 점차 시스템에 맡긴다.

'사랑, 안전 그리고 클리닉'에는 인공자궁을 이용해 출산을 준비하는 유명 연예인 부부가 등장한다. 기술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출산과 양육의 의미가 상품과 서비스로 바뀌는 상황을 보여준다.

'엄마만큼은 아니지만, 엄마처럼'에서는 부모가 가장 다정한 자신의 모습을 학습시킨 육아 안드로이드에게 아이를 맡긴다. '모든 것이 계산 가능하다'에서는 가정관리 시스템이 부부의 가사와 양육 기여도를 점수로 환산한다.

'전망 좋은 집'은 실제 창밖 풍경 대신 가상 유리창으로 좋은 전망을 판매하는 사회를 묘사한다. '편안하고 깔끔한 애도'에서는 고인의 아바타를 통해 유족이 추모하는 디지털 제사가 등장한다.

기술이 개인의 일상을 넘어 정치와 표현의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작품도 담겼다. '센서스 코무니스'는 뇌파를 읽어 여론을 파악하는 장치와 정치권력의 결합을 다룬다.

작품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과 토크쇼, 기사와 회의록 같은 형식을 오가며 전개된다. 기술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만큼 이를 상품화하는 기업의 이해관계와 이용자의 욕망도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여러 매체에 발표한 초단편을 모아 엮었다. 기술 발전이 반드시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로 이어진다고 단정하지 않고 변화한 삶을 받아들일 것인지 독자에게 묻는다.

△ '근미래의 풍경'/ 장강명 지음/ 196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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