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근차근 행복해지는 나라' (리수 제공)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이자 아시아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우뚝 선 이웃 나라 대만의 참모습을 입체적으로 짚어낸 해설서가 출간됐다.
1992년 한·중 수교로 단교한 이래 오랫동안 잊혔던 대만이 최근 국제사회의 핵심 변수로 급부상했다. TSMC와 UMC 같은 기업들이 세계 정보·통신(IT) 시장을 주도하고, 중국과 대만 사이의 첨예한 양안 갈등이 한반도 안보와 직결되면서 대만을 바라보는 시선도 완전히 달라졌다. 2024년 기준 양국을 오간 방문객이 243만 명에 달할 만큼 친숙한 여행지가 됐지만, 정작 대만 사회의 복잡한 내막을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저자는 오랫동안 대만 현지를 누벼 온 전문 언론인 최창근이다. 그는 식민 지배와 후진국의 굴레를 딛고 나란히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한국과 대만의 닮은꼴 역사에 주목한다.
이 책은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혹독했던 38년간(1949~1987)의 계엄 통치를 극복해 낸 저력에 초점을 맞춘다. 지구상에서 가장 길었던 군사 통제를 이겨내고 어떻게 아시아 최고 수준의 민주주의를 꽃피웠는지, 세계에서 유일하게 행정·입법·사법·고시·감찰로 나뉜 5권 분립 체제를 운영하며 권력의 균형을 잡았는지 차근차근 살핀다. 유교적 가부장제를 넘어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을 제도화하고 국민적 합의로 탈원전을 끌어낸 개방적 결단도 조명한다.
올림픽 무대에서 정식 국호와 국기조차 쓰지 못하는 고립 속에서도 스스로 정체성을 다져 온 대만의 궤적은 각별하다. 간체자가 범람하는 속에서도 번체자를 고수하며 문화적 자존심을 지켜온 작은 거인의 저력은 완력에 기대는 전체주의에 맞선 강력한 방패다.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평화와 실리를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우리에게 생존을 위한 나침반을 건넨다.
△ 대만 차근차근 행복해지는 나라/ 최창근 글/ 4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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