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을 잡아도 재판은 엇갈린다…수사 공백 그린 소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October 24일, AM 06:13

'우리는 죽었다' 표지/뉴스1

장편소설 '우리는 죽었다'는 검찰청이 폐지된 가상의 수사·기소 체계를 배경으로 피해자가 겪는 형사절차의 공백을 따라간다. 김지원은 범인을 특정해도 범죄 혐의가 온전히 재판에 이르지 못하는 과정과 공익신고자의 처지를 엮었다.

소설 속 2026년에는 검찰청이 사라지고 공소청이 기소를, 중대범죄수사청과 경찰이 수사를 나눠 맡는다. 이야기는 제도가 바뀐 뒤 사건을 처리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권한과 절차 안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살핀다.

2028년 3월 정유진은 오피스텔 복도에서 목이 졸리고 얼굴을 맞아 안와골 골절과 시력 손상을 입는다. 수사관은 손톱에서 채취한 유전자 정보로 용의자를 특정하고 구속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피해자의 옷은 버려지고 폐쇄회로(CC)TV 원본도 보존 기간이 지나 사라진다. 가해자를 찾아내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던 증거들이 범행의 의도를 규명할 때는 결정적인 빈틈으로 돌아온다.

소설에서 강간미수 혐의는 경찰의 혐의없음 의견을 거쳐 공소청으로 넘어가고, 실제 재판에서는 상해 혐의만 다뤄진다. 피해자가 겪은 사건 전체와 법정에서 다루는 사건 사이에 간극이 생긴다.

시장 비서실 사무관 오상준은 부실 장비로 5명이 숨진 사고를 신고하지만 도서관으로 발령 나고 형사재판까지 받는다. 명예훼손 혐의에서는 무죄를 받지만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는 유죄가 되면서 공직 생활이 흔들린다.

이야기는 피해자와 신고자뿐 아니라 경찰 수사관 박수진, 공소관 차성민, 변호사 구재웅의 자리도 번갈아 비춘다. 26년 동안 검사로 일한 최기수는 이전의 수사 방식을 기억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전체 8개 장과 종장은 각자의 업무를 수행한 사람들이 남긴 결과를 하나의 사건으로 모은다. 부록 '그 나라에 대하여'에는 소설 속 기관의 관할과 절차를 정리해 독자가 가상 제도의 구조를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 '우리는 죽었다'/ 김지원 지음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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