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노트에 남은 슬픈 사람들' 표지/뉴스1
'밤의 노트에 남은 슬픈 사람들'은 떠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기억과 상실을 49편의 시로 풀어낸다.
표제작은 슬픔을 묻고 듣는 일을 중심에 놓는다. 누가 언제 슬픈지 묻는 화자의 시선은 개인의 상처를 넘어 가족과 공동체, 타인의 고통을 향한다.
'모두가 사라진 곳에 남은 사랑'에는 먼저 떠난 딸과의 약속을 떠올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어부의 아내'는 바다를 바라보며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는다.
'죽음실습'에서는 추모하는 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음식과 대화가 시적 장면을 이룬다. '흔들의자가 있는 방'은 사람의 흔적이 남은 물건과 공간을 통해 부재를 떠올리게 한다.
시인은 상실을 겪은 뒤 기억을 끊거나 단순히 슬픔을 극복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떠난 이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기록하려는 태도로 애도의 다른 형태를 제시한다.
시집은 '죽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마음', '사라진 이웃이 이름을 부를 때', '내일은 비 오겠지', '사랑의 세계' 등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개인의 기억과 더불어 동물과 도시, 노동과 일상의 풍경도 시의 소재가 된다.
김보경의 해설 '삶보다 더 큰'이 함께 실렸다. 죽은 이의 말을 받아 적고 공동의 이야기를 짓는 일이 애도의 한 방식이라는 해석이 담겼다.
책은 2010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2020년 발표한 '좋은 곳에 갈 거예요'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문학과지성 시인선 642번에 해당한다.
△ '밤의 노트에 남은 슬픈 사람들'/ 김소형 지음/ 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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