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K 목장의 결투'의 한 장면. (출처: Screenshot by Wayne77,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881년 10월 26일 오후 3시경, 미국 애리조나주 툼스톤의 쌀쌀한 골목길로 네 남자가 긴 코트를 펄럭이며 걸어 들어갔다. 마을 보안관 버질 어프와 그의 동생들인 와이엇과 모건, 그리고 도박사이자 치과의사인 닥 홀리데이였다. 맞은편 공터에는 무법자 집단인 카우보이 갱단 소속 클랜턴 형제와 맥로리 형제가 무기를 차고 버티고 서 있었다.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는 보안관의 짧은 경고 직후, 불과 30초 동안 30여 발의 탄환이 오갔다. 빌리 클랜턴과 톰 맥로리, 프랭크 맥로리는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서 숨졌다. 보안관 일행 가운데서도 세 명이 총상을 입었으나, 와이엇 어프만이 단 한 발의 총알도 맞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
결투의 본질은 은광이 발견되어 급성장한 광산 마을 툼스톤을 둘러싼 상권 장악과 정치적 주도권을 위한 다툼이었다. 북부 공화당 계열의 도시 상인들과 남부 민주당 성향의 목장 세력 간에 쌓인 앙금이 곪아 터진 결과였다. 소도둑질과 폭력을 일삼던 카우보이 일당에 맞서 도심 질서를 잡으려던 경찰 권력의 정면충돌은 결국 피비린내 나는 비극으로 끝났다.
살아남은 아이크 클랜턴은 어프 형제가 무방비 상태의 동료들을 학살했다며 살인 혐의로 고소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심리 끝에 판사는 법 집행관들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했다. 하지만 복수는 멈추지 않았다. 몇 달 뒤 버질 어프는 괴한의 기습을 받아 팔을 쓰지 못하게 되었고, 막내 모건은 당구장에서 등 뒤로 날아든 총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이 짧은 사건이 오늘날까지 서부의 전설로 남은 배경에는 대중문화가 있다. 1930년대 출간된 과장된 전기 소설과 존 포드 감독의 영화 '황야의 결투', 존 스터지스 감독의 'OK 결투 목장의 결투'는 와이엇 어프를 냉철한 법과 정의의 수호자로 탈바꿈시켰다.
이 사건은 미국 역사상 가장 난폭했던 시대의 이면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30초의 총격전은 흙먼지 속으로 사라졌지만, 서부 개척의 낭만과 폭력을 상징하는 신화는 여전히 스크린과 활자 속에서 살아 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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