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니 '망원경' 展 포스터 (전시공간 '더 소소' 제공)
사물을 가만히 응시하며 마음속 풍경과 현실의 간격을 탐색해 온 고니 작가가 시선의 확장을 시도한 대형 신작을 앞세워 서울 을지로 전시공간 '더 소소'에서 개인전 '망원경 Telescope'을 연다.
전시는 30일부터 11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이번에 선보이는 대표작 '망원경'(2026)은 가로와 세로 각 180㎝에 달하는 큼직한 정사각형 화폭에 먼 풍경을 시야 앞으로 바짝 끌어당긴 시각적 체험을 녹여낸 작업이다. 작가는 열쇠, 칼, 병, 잔처럼 일상적인 소품의 윤곽을 오려 붙이는 콜라주 기법을 버무려 물건의 실재감과 상상 속 감각을 한 화면에 겹쳐 놓았다.
집 안의 가구처럼 익숙한 사물에서 출발했던 작가의 눈길은 최근 고분, 유적지, 공원 같은 야외로 넓어졌다. 이끼와 먼지, 바랜 물자국과 갈라진 틈새처럼 사물에 켜켜이 내려앉은 세월의 더께를 현장에서 확인한 뒤 이를 캔버스 위로 옮겨왔다. 물감이 스며들고 흘러내리며 말라붙는 물리적 질감은 대상의 모양을 흉내 내는 수준을 지나, 현장에서 몸으로 겪은 공기와 분위기까지 고스란히 전한다.
고니, 결로 5 Condensation 5, 2026, watercolor, colored pencil, and partial collage on canvas, 100 x 100 cm (전시공간 '더 소소' 제공)
전시 기획을 맡은 갤러리 소소 측은 망원경이 저 멀리 떨어진 대상을 크게 보여주지만 실제로 몸이 그곳에 닿을 수는 없는 장치라며, 관람객이 대상과의 간격을 새로이 느끼고 찬찬히 들여다보는 행위의 참뜻을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을 진득하게 지켜보며 시간의 결을 물감으로 길어 올린 이번 전시는, 본다는 것의 본질과 물리적 거리 뒤에 숨은 마음의 풍경을 차분히 되돌아보게 만든다.
개막 행사는 첫날인 30일 오후 5시 열린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