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난리난 부모 ‘오열’ 챌린지…뮤지컬로 재탄생하는 그림책 뭐길래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6일, PM 05:05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리 줘봐. 뭐 그림책 가지고 그래.”

처음엔 호기롭게 책을 받아 든 아빠들. 하지만 그림책을 몇 장 넘기지도 못해 금세 눈시울이 붉어진다. “왜 이러지, 갑자기?”라며 당황하더니 급기야 눈물·콧물을 닦으며 오열하기 시작한다. 평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던 아빠들마저 무너뜨린 그림책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의 ‘오열 챌린지’가 한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유튜버 ‘오열맘’ 릴스 화면 캡처(사진=오열맘 인스타그램).
유튜버 ‘오열맘’ 릴스 화면 캡처(사진=오열맘 인스타그램).
부모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화제를 모은 그림책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가 이번에는 가족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제작사 ES생활문화는 오는 12월 24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서울 마포구 NOL 씨어터 합정 ABL생명홀에서 동명의 뮤지컬을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일본 그림책 작가 노부미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부모들의 ‘오열 챌린지’에 불을 지핀 건 유튜버 ‘오열맘’의 영상이었다. “엄마가 자동차에 부딪쳐서 유령이 되었습니다.” 첫 문장을 읽을 때만 해도 담담하던 오열맘은 “건이, 널 낳고…”라는 대목에서 끝내 목이 메었다. “너무 슬퍼서 도저히 못 읽겠다”며 연신 휴지로 눈물을 닦아내지만, 옆에 앉은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태평하게 간식을 먹는다. 엄마와 아이의 극명한 온도 차가 웃음을 자아낸다. ‘F엄마가 오열하다 쓰러진 책’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인스타그램 영상은 조회수 248만 회를 기록하며 부모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댓글 반응도 뜨거웠다. “같이 울었다”, “읽기도 전에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는 공감부터 “아이에게 읽어주려다 내가 더 울었다”, “눈물 없는 사람도 울게 만드는 책”이라는 반응까지 이어졌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한 권이 오히려 어른들의 ‘눈물 버튼’을 제대로 누른 셈이다.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배우 이정현이 딸에게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를 읽어주다 오열하는 모습(사진='신상출시 편스토랑' 캡처).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배우 이정현이 딸에게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를 읽어주다 오열하는 모습(사진='신상출시 편스토랑' 캡처).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부모들을 이토록 울리는 걸까. 이야기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엄마가 유령이 돼 어린 아들 건이를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아이는 할머니에게 “할머니, 우리 엄마 어디 갔어?”라고 묻는다. “엄마는 하늘나라에 갔단다”라는 대답에 아이는 “엄마, 이제 안 돌아와?”라고 되묻는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건 엄마가 아들에게 남기는 당부다. “건아. 엄마는 이제 너랑 같이 있을 수 없어. 혼자서 목욕하기, 할 수 있지?” 엄마는 아이가 앞으로 혼자 해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일러준다. 장난감도 스스로 정리해야 하고, 유치원에 데리러 갈 수도 없다고 말한다. 엄마와 함께했던 평범한 일상이 더는 당연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런 엄마도 사실은 아이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 “엄마도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도 죽고 싶지 않았단 말이야!” 끝내 참았던 감정을 쏟아낸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렸을 법한 두려움이다. ‘내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우리 아이는 어떻게 살아갈까.’ 책장을 넘기던 부모들이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는 이유다.

엄마가 아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고백은 또 한 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널 낳으려고 내가 태어났구나.” 아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를 발견했다는 엄마의 말은 부모들의 마음을 울린다.

원작 그림책은 일본에서 출간 약 1년 만에 53만 부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출간 10년 만에 베스트셀러로 역주행했다. 약 3개월 동안 5만 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뮤지컬 제작진은 원작 특유의 따뜻한 정서와 유머를 무대 위에 옮겨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극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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