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뮤지컬 시장, 연말 대작 라인업에 기대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6일, PM 07:15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올해 뮤지컬 시장이 3분기까지 9% 넘게 뒷걸음질하며 ‘연 매출 5000억 원’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연계는 조승우·아이비·옥주현 등 스타 배우를 앞세운 대극장 작품과 ‘해밀턴’ 첫 내한 공연 등 굵직한 라인업으로 연말 반등을 노린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장면 (사진=에스앤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장면 (사진=에스앤코)
26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1~3분기(1~9월) 뮤지컬 티켓판매액은 3424억 원으로 전년 동기(3766억 원)보다 9.1%(342억 원) 줄었다. 분기별 감소율은 1분기 5.7%, 2분기 6.7%, 3분기 14.1%로 하반기로 갈수록 낙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관객은 608만8000여명으로 4.1%, 평균 티켓가는 5만 6239원으로 5.2% 줄었다.

지난해 뮤지컬 연간 판매액은 4989억 원으로 전년보다 7.2% 늘며 5000억 원에 육박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 6관왕에 오르며 K뮤지컬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준 해이기도 하다. 이에 올해 5000억 원 돌파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공연계에선 시장 규모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5000억 원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1~3분기 누계 판매액은 5000억 원의 68.5% 수준이다. 5000억 원을 넘기려면 4분기에만 1576억 원이 필요한데, 이는 지난해 4분기(1223억 원)보다 28.9% 많은 금액이다. 월평균 525억 원으로, 올해 월 최고치인 1월(500억 원)을 웃돌아야 한다.

공연계는 연말 관객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타 배우와 대극장 작품, 대형 내한 공연 등 연말 성수기를 겨냥한 대작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조승우, 아이비, 옥주현이다. 조승우는 2023년 ‘오페라의 유령’ 이후 3년 만의 뮤지컬 복귀작으로 ‘스위니 토드’를 택했다. 이 작품에 출연하는 건 7년 만이다. 가정을 빼앗긴 이발사 벤자민 바커가 자신을 불행에 빠뜨린 터핀 판사와 부조리한 세상에 복수하는 스릴러로, 전미도·김소현·박지연·서영주 등이 함께한다. 12월 4일부터 내년 5월 2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아이비의 미국 브로드웨이 '시카고'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아이비의 미국 브로드웨이 '시카고'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지난 여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시카고’ 무대를 마친 아이비는 한층 무르익은 ‘록시 하트’로 국내 관객을 만난다.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언론을 이용해 스타가 되려는 살인범들을 통해 세태를 풍자하는 작품으로, 2000년 국내 초연 이후 누적 관객 약 180만명을 모았다. 최정원·윤공주·티파니 영 등에 린아·김수하·에녹이 새로 합류했다. 12월 5일부터 내년 3월 14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한다.

옥주현은 다시 한번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으로 무대에 오른다.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을 바탕으로 죽은 아내 레베카의 기억이 지배하는 맨덜리 저택의 서스펜스를 그린 작품이다. 2013년 국내 초연부터 함께해온 신영숙과 새로 합류한 이아름솔도 ‘댄버스 부인’을 맡는다. 공연은 11월 24일부터 내년 3월 14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

글로벌 40주년, 한국 초연 25주년을 맞은 ‘오페라의 유령’은 12월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해 내년 2월 28일까지 서울에서만 공연한다. 최재림·전동석·박강현이 ‘팬텀’을, 이해원·최선호가 ‘크리스틴’을 맡는다. 1차 티켓 오픈에서 일간 예매 순위 1위에 오른 코미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도 주목된다. 이혼 후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게 된 아빠가 유모로 변장해 가족 곁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로, 황정민·정성화·정성훈의 여장 연기가 관전 포인트다. 12월 3일부터 내년 2월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대형 내한 공연은 지방에서 먼저 막을 올린다. ‘해밀턴’은 2015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12월 17일부터 내년 1월 16일까지 부산에서 공연한다. 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삶을 힙합과 재즈, R&B를 결합한 46곡의 넘버로 그린다. 쏟아지는 영어 랩과 미국 건국사라는 소재 탓에 국내 공연은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작품이다.

뮤지컬 '캣츠' (사진=클립서비스·이데일리DB)
뮤지컬 '캣츠' (사진=클립서비스·이데일리DB)
3년 만에 돌아오는 ‘캣츠’는 12월 18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대구에서 공연한 뒤 부산·세종·서울을 순회한다. 명곡 ‘메모리’로 잘 알려진 작품으로, 국내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누적 관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최승연 뮤지컬 평론가는 “올해도 뮤지컬 시장 규모가 5000억 원을 넘기 어렵고, 작년을 웃돌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상반기와 3분기 수치를 보면 시장 전체 파이가 줄었고, 관객 이탈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연말에 좋은 대극장 작품이 많고 순항 중인 공연들도 있어 작년 수준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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