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이 포착하는 일상은 대단하거나 극적이지 않다. 동네의 작은 선술집에서 매일매일 반복되는 소란스럽고 떠들썩한 풍경을 극장에 옮겨놓은 듯 자연스럽고 소박하다. 펍은 영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동네 사랑방 같은 곳으로 지역 주민들이 모여 술과 음악, 춤과 노래를 통해 공동체성을 확인하는 공간이다. 뮤지컬은 펍의 장소성을 극 공간으로 활용하고 펍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9명의 원형적 캐릭터로 스케치해 합창단원을 구성했다. 이들은 펍 ‘더 정글’에서 유명한 기성 노래를 편곡해서 부르고, 사랑에 애태우고, 별 것 아닌 취미 활동을 지속하고, 함께 TV로 스포츠를 보며 남성적 우정을 불태운다.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
공연이 끝날 때 즈음 펍은 집이 되고, 배우가 도달하는 곳은 캐릭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배우들은 모두 자신의 진짜 이름으로 호명되며, 진짜 집 이야기를 이 공간에 겹쳐놓는다. 이를 통해 공연이 최종적으로 이야기하려는 것은 ‘가족’이다. 공동 창작자 닉 두드슨과 앤드루 케이가 2017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시작한 이 기획은 대학로에서도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다만 공연의 핵심인 영국 문화가 한국 공연의 여러 맥락과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한 지점들은 과제로 남는다. 이소라의 노래 ‘제발’이 극장에서 더 힘차게 울려 퍼질 수 있기를. ‘콰이어 오브 맨’은 내년 1월 3일까지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에서 공연된다.
최승연 공연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