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표지/뉴스1
'책꽂이'는 중세 도서관에서 책에 쇠사슬을 달아 보관하던 관습부터 전자책에 이르기까지 지식을 저장하고 통제해 온 방식의 역사를 추적한다. 역사학자 리디아 파인은 책을 어디에 어떻게 놓는지가 사회의 지식 체계와 권력관계를 드러낸다고 본다.
책의 모습부터 지금과 달랐다. 고대 니네베의 아슈르바니팔도서관에는 2만 개가 넘는 쐐기문자 서판이 있었고, 야자수잎이나 두루마리로 만든 기록물은 형태에 맞는 보관 방식이 필요했다.
중세 도서관은 귀한 필사본을 책장에 쇠사슬로 묶어 도난을 막았다. 그러나 사슬에는 누구에게 책을 읽을 권리를 허용할지 정하는 통제의 의미도 담겨 있었다.
저자는 디지털 환경에서 이러한 제한이 다른 모습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전자책을 특정 기기와 플랫폼 안에 묶는 방식을 중세의 쇠사슬에 견주며 소유와 접근 권한의 변화를 짚는다.
이동하는 책꽂이도 등장한다. 19세기 프랭클린 탐험대의 배에는 약 2900권을 실은 선상 서가가 있었고, 에티오피아에서는 당나귀가 끄는 이동도서관이 마을 어린이들에게 책을 전했다.
문학과 영화에서 서가는 지식의 장소를 넘어 상징이 된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에 등장하는 책꽂이를 통해 금기와 비밀, 계급을 읽는다.
도서관의 대형 서가와 가정용 조립식 가구는 쓰임도 수명도 다르다. 뉴욕공립도서관의 거대한 스니드 책꽂이와 이케아 '빌리' 책꽂이를 비교해 대중이 책을 소유하고 전시하는 방식의 변화까지 살핀다.
책을 주제별로 분류하는 방법이나 색깔대로 꽂는 취향도 하나의 선택이다. 책꽂이는 단순한 보관 가구가 아니라 무엇을 모으고 어떤 순서로 기억할지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남는다.
△ '책꽂이'/ 리디아 파인 지음/ 송예슬 옮김/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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