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먼 갤것 “남아공 역사가 제 일부…인간은 역사에서 벗어날 수 없어”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8일, PM 04:30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모든 사람은 역사적인 순간에 존재합니다. 저 역시도 그 역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에 작품을 쓸 때 개인의 인간성과 역사의 균형을 잡으려 노력했습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올해 제15회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출신 작가 데이먼 갤것이 28일 국내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역사와 인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63년 남아공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난 갤 것 작가는 1982년 장편소설 ‘죄 없는 계절(A Sinless Season)’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 2021년에는 남아공의 정치·사회적 변화와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약속(The Promise)’으로 부커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일차적으로 남아공의 지속되는 불평등과 개혁의 실패를 폭로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주제를 인종, 계급, 죄책감, 그리고 도적적 무력감이라는 보편적 영역으로 확장하는 게 특징이다. 작품을 통해 성급한 해결이나 낙관적인 희망을 제시하기보다는 실패와 결핍을 직시하는 것만이 진정한 구원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하는 게 특징이다.

갤것 작가는 자신 역시 개인주의적이며 자유로운 사람이지만 역사에서 동떨어져 살 수는 없는 존재라고 짚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저는 정치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사람”이라면서 “조금은 개인주의적이고 자유로운 성향이 있어 그런 글쓰기를 원했는데 인간이란 존재가 역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현재 살고 있는 남아공에선 여전히 흑인과 백인이 있는데 양 쪽 다 좋고 나쁘다는 식으로 분류할 수 없다”면서 “그런 점에서 제가 깊이 있게 의도하는 것은 도덕적 인물이다. 제가 살 수밖에 없는 역사에서 도덕적 인물들을 바라보려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권선징악의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스스로 구상하는 작품은 보다 열린 질문을 지향한다고도 했다. 그는 “권선징악을 다루기보단 그 과정에 있어 도덕적인 주제의식들을 던지는 열린 질문을 좋아한다”면서 “확실한 결말을 던지기보단 생각의 여지를 던지는 게 작가로서의 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으로서의 인간은 희망적이지만 집단으로서의 인간은 다소 비관적이라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갤것 작가는 “인간에 대해선 전 상당히 희망적인데 개인이 현실을 극복하고 노력하며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가능성에는 희망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집단으로서의 인간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집단으로 인간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저희가 사는 현재 지구의 상황을 보더라도 기후에서 정치까지 포함해 개인들이 바꾸려는 희망이 있지만 여전히 변화가 크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봤다.

한편 한국 독자들에게는 “소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소설이 인간의 본성을 다루는 만큼 나라마다 다른 배경을 넘어서는 감정과 본성을 제 소설을 통해 느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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