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 거장' 후덕죽 "한 분야에서 오래 버티는 우직함이 성공의 본질"(종합)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October 29일, PM 02:08

2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관에서 열린 '기본에 대하여'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후덕죽은 "한 분야에서 오래 버티는 우직함과 근성이 성공의 기본이다"라고 밝혔다. © 뉴스1 김정한 기자

한국 중식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셰프들의 셰프'로 꼽히는 후덕죽 셰프가 첫 저서 '기본에 대하여'를 출간했다. 이 책에는 1968년 주방에 입문한 이래 60년 가깝게 불과 칼의 세계를 지켜 온 그가 현장에서 얻은 일과 삶의 본질에 대한 성찰과 소회가 담겨 있다.

후덕죽은 2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관에서 열린 '기본에 대하여'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한 분야에서 오래 버티는 우직함과 근성이 성공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후덕죽은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에 대해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담았다"며 "요리라는 것은 상대를 위해서 만드는 음식이며 사람의 건강을 책임질 음식을 대충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요리사가 항상 깨끗한 흰옷을 입는 것은 깨끗한 마음을 가지고 좋은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중식 파인다이닝을 개척하고 대표 보양식인 '불도장'을 국내에 처음 들여온 그는 막내로 출발해 요리사 출신 최초로 대기업 호텔 임원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책 제목을 '기본에 대하여'로 정한 이유에 대해 그는 "이 책을 쓰며 무슨 일이든 기본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다"라며 "특히 음식을 만들 때는 재료 준비, 조리 과정, 관리 보관 등 주방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와 행동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책 제목을 '기본에 대하여'로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저자는 한 분야에서 오래 버티며 성장하기 위한 핵심 기준으로 근성, 방향성, 호기심, 사람이라는 네 가지 가치를 제시한다. 그는 요리에 대한 열정만 앞세우기보다 조직과 조화를 이루고, 혼자가 아닌 동료와 함께 갈 때 비로소 일이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후덕죽은 미슐랭 가이드 도입 당시 서양식 기준으로 메뉴를 바꿀까 고민했으나 결국 한국 고객들의 입맛과 자신이 지켜온 중심을 지켰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결국 고객 위주로 생각하고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기본에 대하여' (문학동네 제공)

요리사로서 가져야 할 첫 번째 덕목으로는 '근성'을 꼽았다. 최근 젊은 세대들이 빠르게 기술을 배우고 쉽게 포기하는 경향을 언급하며 "처음 입문한 친구들에게 지금은 실패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요리 10년 후를 내다보며 참고 견디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근성이 없으면 쉽게 포기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최근 예능 프로그램 출연 당시 화제가 되었던 과거 실습생과의 일화를 회상하며 "사람은 위해주고 베풀면 잊지 않는다"라며 "요리 기술을 가르치는 것보다 사람에게 베푸는 선의와 믿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임원 시절의 일화와 조직 관리 철학도 공개했다. 최초의 요리사 출신 임원이 된 후에도 영업장을 떠나지 않고 주방을 지켰던 그는 "호텔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고객들이 셰프를 찾았을 때 자리에 없는 것은 실망을 주는 일"이라며 "후배들에게 뭐 하나 남겨 주겠다는 마음으로 주방을 지켜 왔다"고 말했다.

4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조리 조직을 이끌면서는 '상경하애'(上敬下愛)의 원리를 강조했다. 그는 "상사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부하에게는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며 "요리사들은 성격도 다르고 바쁘다 보니 부딪히기 쉽지만, 서로 마음으로 통하고 단결해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후덕죽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체력이 허락하는 한 만족스러운 음식을 제공하고, '후덕죽 밑에서 배웠다'고 떳떳이 말할 수 있는 훌륭한 제자들을 많이 키워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밝혔다.

acenes@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