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던 어른’ 멜론 2위에도 저작권료 0원…쉬쉬한 음원엔 205억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30일, AM 06:53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음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인간의 창작 기여를 가려내고 권리를 인정할 ‘신탁등록 기준’이 없어 현장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100% AI로 만들어진 ‘딸깍 음악’을 인간 창작물로 속여 등록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까지 잇따르면서 기준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머무르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앨범 커버.
머무르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앨범 커버.
29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수노(Suno), 유디오(Udio) 등 AI 앱을 활용해 만든 음악들이 대중 속으로 깊숙히 파고들고 있다. 조선힙합의 ‘마음의 숲’이 멜론 톱100 차트에 진입한 데 이어,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는 2위까지 올랐다. 유튜브에서는 AI 음악 플레이리스트가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으며, 현업 작사·작곡가들도 AI를 제작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지난 8월 100% AI 생성물은 제외하되, 인간이 실질적으로 창작한 부분의 권리를 인정하는 내용의 ‘AI 활용 음악 신탁등록 기준’을 발표했지만, “공론화가 덜 됐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권고에 22일 만에 폐지했다. ‘등록 기준’이 없어 AI로 만든 음악은 저작권을 등록할 방법이 없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미나 기자)
반면 AI 활용을 숨긴 채 인간 창작물로 등록한 것으로 의심되는 음원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음저협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등록된 음원 중 ‘딸깍 음원’으로 의심돼 신고된 사례는 802건에 달했다. 이들 저작물에 지급된 저작권료는 무려 205억 원이 넘는다. 박성일 음악감독은 “AI 생성물을 인간 창작물로 위장해 허위 등록하는 기만적 행위를 하는 사업자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로 인해 기존 창작자에게 돌아갈 저작권료가 줄어들고,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방송음악가협회(BMI), 영국 음악저작권협회(PRS), 독일 음악저작권협회(GEMA) 등은 AI를 활용하더라도 인간이 직접 창작한 부분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AI 활용 음악의 등록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김현숙 디지털지식재산연구소 소장은 “AI 활용 사실을 성실하게 신고한 창작자는 등록이 유보돼 저작권료를 받지 못하는 반면, 이를 숨기고 활동하는 이들은 저작권료를 받는 불합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허위 등록 등 부작용이 심각한 만큼 관련 기준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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