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잃고 군대에서 또 비극 맞는 남자…이승욱 신작의 어두운 생애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October 31일, AM 06:10

'그때 죽었어야 했다' 표지 (BG북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31/뉴스1

'그때 죽었어야 했다'는 어린 시절부터 잇따른 불행을 겪는 한 남자의 생애를 따라간다. 작가 이승욱은 군 복무 당시 해안가 초소에서 벌어진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삶의 상실과 두려움을 장편소설로 풀어냈다.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마저 집을 떠나는 상황을 겪는다. 그를 돌본 할머니는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가족의 보살핌이 충분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야 했던 경험은 이후의 선택과 인간관계에도 그림자를 남긴다.

경제적 어려움에 온전한 가정생활을 누리지 못했다는 상실감까지 더해진다. 성장하면서 끝날 줄 알았던 불행은 다른 사건으로 이어지고, 인물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 소설은 비극적인 사건을 단순히 나열하기보다 그것을 견디는 사람의 상태에 시선을 둔다.

상황은 쫓기듯 들어간 군 생활에서 한층 복잡해진다. 해안가 초소와 군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주인공의 어두운 시간을 결정적으로 바꾼다. 군 생활 중 외출했다 만난 건제 도사는 그에게 앞으로 더 큰 불행이 닥치고 주변 사람들까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예언은 인물이 맞닥뜨릴 사건들에 불길한 긴장을 더한다. 주인공은 자신이 왜 이런 삶을 살아야 하는지 반복해서 묻는다. 다른 사람의 불행까지 자신의 탓으로 받아들이는 심리가 깊어지며 소설의 중심 갈등을 이룬다.

이승욱은 앞선 작품에서도 범죄와 처벌, 가족 안의 비밀을 소재로 이야기를 써 왔다. '나에게 잡히지 말아라'와 '침묵의 그림자', '아직도 살아계신가요?' 등에서 추리 서사를 선보였고 이번 작품에서는 한 인물의 삶에 축적된 불행으로 이야기의 무게를 옮겼다.

저자는 창작의 출발점으로 군 시절 경험을 들지만 실제 일과 소설의 사건을 동일시하지는 않는다. 해안가 초소라는 소재 위에 허구의 인물과 사건을 덧붙여 장편의 서사를 구성했다. 인물이 맞닥뜨리는 일들은 예측할 수 없는 외부 상황과 고립된 개인의 내면을 함께 보여준다.

작가는 살아 있다는 상태를 단지 호흡을 이어가는 일과 구분하고, 내일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극단적인 좌절에 빠진 인물을 통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묻는 것이다. 결말의 의미 역시 불행의 크기를 겨루기보다 삶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와 연결된다.

△ 그때 죽었어야 했다/ 이승욱 지음/ 262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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