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가 들려주는 필사의 쓸모' 표지 (메디치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31/뉴스1
'뇌과학자가 들려주는 필사의 쓸모'는 문장을 손으로 베껴 쓰는 행위를 뇌과학과 개인의 경험을 통해 살핀다. 조용상 가천대 교수는 소설, 영어, 업무용 필사와 스트레스 조절을 위한 '마인드 필사'를 구분해 소개한다.
필사를 좋은 문장을 모으는 취미로만 봐서는 활용 범위를 알기 어렵다는 게 출발점이다. 저자는 대학 시절 '채근담'을 옮겨 쓰기 시작한 뒤 오랫동안 필사를 생활에 적용했다. 삶의 고비마다 글쓰기를 지속한 경험과 자신의 연구 분야인 뇌과학을 연결해 설명한다.
소설 필사에서는 타인의 감정을 문장 단위로 따라가는 과정에 주목한다. 단순히 줄거리를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문장의 리듬과 인물의 심리 변화를 손으로 기록하며 다시 생각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감수성과 공감의 문제로 확장하며 독서와 필사의 차이를 설명한다.
영어 필사는 단어를 낱개로 암기하는 방법과 구별된다. 문장 전체를 반복해서 쓰면서 어휘가 놓인 맥락과 표현의 흐름을 익히는 방식이다. 책은 필기체를 활용한 기록과 원서 읽기의 경험도 살피고, 부록에 영어 필사를 시작할 때 참고할 도서 목록을 수록했다.
업무와 연결되는 '커리어 필사'는 무엇을 기록할지 선택하는 과정에 의미를 둔다. 자료를 수집하는 양보다 현재 자신의 일에 필요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가려내는 판단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선택과 기록이 주의를 어디로 향하게 하는지 뇌의 작동 원리와 연결해 설명한다.
책의 후반부는 번아웃과 스트레스를 다루는 '마인드 필사'에 집중한다. 조용상은 음악과 오감, 문장 쓰기를 결합해 자신의 감정 상태를 살피는 훈련을 소개한다. 안정감을 주는 풍경을 만들고 감정에 이름을 붙인 뒤 글을 쓰는 단계적 방법이 제시된다.
펜과 노트, 필사하는 공간의 조건도 별도의 주제다. 기록 도구를 고르는 일이 단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손의 움직임과 쓰는 경험에 영향을 준다는 관점이다. 독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환경과 필사 방식을 선택하도록 여러 문구류의 특성을 살핀다.
저자는 음악이 뇌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해 온 뇌과학자이자 음악신경과학자다. 책은 일상을 바꾸는 필사의 효과를 보편적 처방으로 단정하기보다 저자의 경험과 신경과학적 설명, 실천 방법을 함께 제시한다. 빠르게 정보를 소비하는 시대에 문장을 천천히 통과시키는 행위가 주의와 감정을 어떻게 바꾸는지 묻는다.
△ 뇌과학자가 들려주는 필사의 쓸모/ 조용상 지음/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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