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로 읽는 중국 근현대사 강의' 표지 (한울아카데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31/뉴스1
'사료로 읽는 중국 근현대사 강의'는 청나라 중기부터 현대 중국에 이르는 약 300년의 역사를 당대 기록으로 살핀다. 중국근현대사학회는 정치와 전쟁에 치우친 서술에서 벗어나 여성, 과학, 의료와 교육의 변화까지 다양한 사료를 번역해 엮었다.
출발점을 아편전쟁으로 잡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편역진은 청 제국의 세계관과 통치 방식을 살피기 위해 1689년 네르친스크조약부터 기록을 배치했다. 중화사상만을 중심에 놓지 않고 만주족 지배층의 외교와 통치 방식도 함께 검토하는 구성이다.
전체는 12부로 나뉘며 사건의 개요에 당시 문헌을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네르친스크조약과 지정은제의 도입, '사고전서' 편찬 같은 청 중기 기록에서 시작해 서구 열강의 침입과 개혁 운동으로 이어진다. 번역문에는 해당 문서가 작성된 배경과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는 해설을 달았다.
19세기 부분에서는 아편전쟁과 난징조약, 양무운동, 변법자강 운동을 다룬다. 푸저우 선정국과 톈진 기기국의 설립, 서양 지식의 번역과 유학생 파견은 근대 기술과 교육을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제시된다. 정치 권력의 교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제도와 생활의 변화를 함께 살필 수 있다.
이어 신해혁명, 국민혁명, 국공 내전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거쳐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 개혁·개방까지 이어진다. 베이징 올림픽과 '중국몽' 같은 최근의 국가 담론도 기록을 통해 다룬다. 서로 다른 시대의 자료를 연결해 국가 정체성과 대외 인식이 만들어지는 흐름을 검토한다.
한국과 얽힌 자료를 따로 발견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임오군란과 갑신정변, 청일전쟁, 황푸 군관학교 설립, 한국전쟁, 한중 수교에 관한 중국 측 기록을 포함했다. 같은 역사적 사건을 당시 중국에서 어떤 언어와 관점으로 해석했는지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편역진은 정동연, 손성욱, 조병식, 지관순, 홍영미, 김봉준 등 중국 근현대사 연구자들로 구성됐다. 1992년 출범한 중국근현대사학회가 2019년 펴낸 '중국 근현대사 강의'에 이어 내놓은 두 번째 강의총서다. 개론서의 흐름을 따르면서도 원문 기록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게 구성했다.
역사적 사건을 하나의 결론으로 암기하기보다 당시 사람의 주장과 표현을 직접 비교하게 하는 것이 책의 장점으로 제시된다. 편역진은 어려운 개념을 해설하고 각 부 끝에 참고 도서를 안내한다. 중국을 이해할 때 현재의 갈등과 감정을 과거에 그대로 투사하지 않고, 역사적 조건과 시대별 언어를 살펴볼 필요를 강조한다.
△ 사료로 읽는 중국 근현대사 강의/ 정동연·손성욱·조병식·지관순·홍영미·김봉준 편역/ 4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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