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에서 초지능 AI까지…주철현이 따라간 세상 만물의 연결망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November 01일, AM 06:02

'연결의 과학' 표지 (한겨레출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30/뉴스1

'연결의 과학'은 우주가 형성된 과정에서 인간의 문명과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변화시킨 공통 원리를 '연결'에서 찾는다. 울산의대 미생물학과 주철현 교수는 과학적 설명과 철학적 질문을 엮어 우리가 무엇과 연결돼 살아가는지 살핀다.

연결은 생명을 유지하는 토대이면서 위기를 키우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세계화된 이동망은 감염병 확산과 이어지고, 고도로 발달한 정보망은 거짓 정보가 퍼지는 조건이 된다. 저자는 팬데믹과 기후 재난, 불평등과 전쟁을 각각 분리된 사건으로만 볼 수 없다는 문제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책의 앞부분은 우주의 탄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빅뱅 이후 형성된 기본 입자들이 원자와 분자로 이어지고 별의 핵융합 과정에서 생명에 필요한 원소가 만들어졌다는 흐름을 설명한다. 지구가 오랜 우주 진화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통해 물질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구조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생명에 관한 장에서는 RNA, 단백질, DNA와 세포의 형성을 살핀다. 유전 정보가 복제되면서 변화가 생기고 환경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는 과정은 진화의 핵심으로 다뤄진다. 저자는 경쟁과 포식만큼 공생과 협력이 생명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다양성의 의미도 강조한다. 한 환경에서 유리했던 성질이 조건이 바뀌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주변부에 있던 특성이 새로운 위기에서 살아남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책은 진화의 이러한 원리를 통해 사회가 하나의 정답이나 동일한 방식에만 의존하는 태도를 돌아본다.

인간에 관한 부분에서는 유전자와 뇌의 신경망, 학습과 지능을 연결해 탐구한다. 이어 언어와 문자를 축적한 집단지성이 어떻게 문명과 지식의 발전을 가능하게 했는지 설명한다. 과학과 공학,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정보가 축적되고 재조합되는 역사에 배치한다.

책은 1부 '나를 만드는 연결: 숙명의 피투'와 2부 '우리가 만드는 연결: 운명의 기투'로 구성됐다. 저자는 인간이 출생과 시대의 조건을 선택할 수 없다는 뜻의 '피투'와 주어진 조건에서 미래를 향해 행동한다는 '기투'를 함께 제시한다. 실존주의적 개념을 과학사와 연결해 설명한 대목이다.

'바이러스의 시간'을 쓴 주철현은 이번 책에서 미시적인 생명의 원리와 인간 사회의 거대한 구조를 오가며 논의를 확장한다. 연결이 언제나 좋은 결과만 낳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협력 역시 연결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무엇을 새로 이어 갈지 선택하는 문제가 독자에게 남는다.

△ 연결의 과학/ 주철현 지음/ 336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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